개미집

꿈꾸는 공간

by 황삼팔


마당 한편 흙바닥에서 발견한 작은 모래 언덕 하나. 개미집이다.


학교운동장도, 동네 놀이터도 인조 잔디와 우레탄으로 덮여 버린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참 오래간만이었다. 개미집을 본 건 말이다.


잠시 쭈그려 앉아 가만히 개미집을 지켜봤다. 눈곱만 한 개미들이 줄을 지어 흙을 물어 나른다. 이 작고 귀여운 모래언덕은 그들에겐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겠다. 반나절, 어쩌면 수많은 세대를 걸쳐 만든 그들의 ‘집’인 것이다.


개미집은 내가 꿈꾸는 집과 닮아 있다. 다소 아담하고 어설퍼 보일 수 있어도, 땀과 노력이 담긴 나만의 세상. 시간이 흐를수록 완성돼 가는 그런 공간.


그 모습도 꼭 개미집 같았으면 좋겠다. 웅장한 콘크리트와 철골이 뿜어내는 번듯함보다, 흙과 모래가 날리더라도 자연스러운. 작아도 따뜻하고, 서툴러 보여도 시간이 스며드는 그런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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