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만든 연결고리
"한국어 너무 어려워."
한국어를 사랑하는 한 외국인 친구가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이상'이라는 문장을 접한 후였다. 이유인즉 한국어에 동의어, 유의어가 많다는 것. 같은 뜻을 두고도 그야말로 '상상 이상'의 다양한 표현이 많아, 이 언어 배우기 참 어렵다는 식의 토로였다.
그렇다. '상상 이상'의 경우만 보더라도 예상 밖, 의외, 뜻밖에, 기대 이상, 엉뚱하게, 별안간, 느닷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등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그러니 처음 낯선 언어를 배우는 이들은 익혀야 할 '어휘'가 많아져 고통스러울 수밖에.
이는 비단 우리말에만 해당하는 사연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 사람들이 제2외국어로 10년 이상 고통(?) 받는 우리네 현실을 빗대어 보면 이해 못 할 투정도 아니다.
문득 그런 '상상'을 해본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했다면. 통·번역 부담은 사라지고, 무역 장벽이 낮아지며, 교육·연구 속도 또한 가속화 됐을 것이다. 사회·문화적 교류 역시 훨씬 더 원활했겠다.
반면 문화 다양성이 붕괴되거나, 권력 집중화 현상이 심화됐을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쩌면 한국어를 사랑하는 이 친구와의 인연도 없었을지 모른다.
친구의 투정에 내 답은 이랬다. "맞아, 상상 이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