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 어머니와 설 장보기와 떡썰기...
어머니와 설 가래떡을 썹니다...
떡 두 말...
이틀전 해오신 떡...
꾸덕꾸덕해져서...
어제 어머니 전화를 받고 내려갔지요...
몇달 찾아뵙지 않았더니...
겸사겸사 연락을 하신 것입니다...
연세들어 가시며...
설 명절 준비하시는 것이...
힘에 부치시어 몇해동안 썰어 놓은 떡을 사다가 명절을 지내셨는데...
올해 큰 맘먹고 떡을 해오셨다는군요...
어머니 형제가 9남매...
큰누나에게 잘 하는 동생들...
기운있을 때 고마운 동생들에게 마음 전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자기들도 늙어가면서...
명절 때마다...
고향에 낙향한 누나에게...
한우며 사골이며 보내주는 살가운 동생들...
챙겨줄 것 없어 생각하신 것이라고...
시골로 새벽같이 내려가...
이른 아침 사골국에 총각무를 겯들여 먹고...
거실에서 어머니와 떡을 썰었지요...
이런저런 어머니 형제들 얘기며...
동네 이야기 들어가며...
소파에서 TV를 보시던 아버님...
어머니께서 함께 떡 썰자시니...
주섬주섬 챙겨 입으시고...
이른시간인데 경로당에 가신다고 나가십니다...
어머니와 가래떡 썰면서...
그 옛날 한석봉 떡 썰던 생각이 납디다...
"나는 떡을 썰테니 너는 글을 쓰거라"...
공부 다 했다고 집으로 내려온 한석봉에게...
함께 불을 끄고...
글쓰는 아들옆에서 떡을 썰었을 그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깨우침을 주려던 그 어머니 마음...
어머니 이야기를 듣는 것...
참 좋더군요...
적적한 전원생활...
말동무도 없으시니 얼마나 심심하셨을까요...
"썰어놓은 떡 사서 먹는 것은 지져분해서 못사먹겠다.
이것봐라 썰어놓으니 얼마나 때깔이 고운지~"...
수북하게 썰어놓은 흰 떡들을 보시며 하시는 말씀이지요...
어제...
세째 외삼촌이 보내온 사골 고으신다고...
아랫마당 가마솥에서 하루종일 사셨답니다...
마당 수도가 얼어서...
집안에서 물길어 날으고 사골 국물 들여올린다고...
팔다리 허리가 아프셔서 밤잠을 설치셨다네요...
힘드실텐데...
아들 혼자 떡 써는 것이 그래서...
아들 앞에 마주 앉으셔 떡 써시는 어머니...
오랜만에 뵙는 모습에서...
많이 늙으셨구나 싶더이다...
그래서 그 가래떡이 더욱 희어보였던 것일까요?...
한박스 써는데 2시간여...
손이 아파서 한박스는 내일 썰기로...
점심은 떡국으로...
"봐라 빛깔도 곱고 맛도 찰지잖니?"...
오후에...
세차를 하고...
산책을 하며...
박주가리 열매를 따왔습니다...
수업 교재용으로...
지난해 채취했던 곳으로 돌아가는 길...
생각치 않았던 곳에서 박주가리 열매 횡재를 하였지요...
정작 가려했던 곳에 다다르니 아무것도 없고...
삶이란 그런 것이다 싶었습니다...
마음 이끌리듯이 가다보면...
좋은 일도 만난다는 것...
이곳저곳 봄기운을 찾아보며 돌아오는 길...
시골풍광도 내 부모도...
모든 것이 옛날같지 않아...
마음이 무겁더이다...
고향인근 산자락...
50여년 서울생활 정리하시고...
15년전 낙향하신 곳...
입춘이 지났는데...
아침에는 아직 냉기가 느껴집니다...
우리 소나무...
겨울 이맘때면...
허물을 벗습니다...
더 크기위해서...
옛것을 벗어버리는 것이지요...
아직 봄은 멀리있는 듯...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무들은 물올림을 시작합니다...
어머니와 마주앉아서...
이런저런 지난 이야기 들어가며...
가래떡을 썰었습니다...
"사먹는 것 비할 바 아니다.
이 때깔좀 봐라~"...
9남매 큰누나에게 명절때마다...
한우며 사골 사보내주는 동생들에게...
나눠주실 거랍니다...
박주가리 열매꼬투리...
씨앗이 날아가기도 전에 바닦으로 떨어졌습니다...
줄기에 매달려 있으면...
바람타기 더 쉬울텐데...
봄 가까운 이 계절...
바람을 받으면...
부풀어 올라...
먼 여행을 준비합니다...
엄마곁을 떠나...
멀리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지요...
겨울지나고 봄이 오기에...
"얘들아~ 함께 날아 오르자~"...
이른 아침 산책...
아직 냉기가 도는 들녁...
어디쯤엔가 봄이 오고 있을텐데...
아침 식사후...
어머니와 설대목 장을 보러갔습니다...
0900시 일찍 집을 나섰지요...
장호원 장 인근 대형마트...
어머니도 몸이 편치않으시고 걷는 것 힘드시니...
전통 시장보다 편리하다고 마트를 이용하신답니다...
앞서 가시며 이것저것 챙기시고...
저는 카트를 끌고 물건을 받아 넣으며 뒤를 따랐지요...
어머니께서 뒤뚱뒤뚱 걸으십니다...
어르신들이 격게 되시는 퇴행성 관절염...
어머니도 많이 불편하시어 걷는 것이 위태위태하시네요...
안쪽으로 다리가 휘어...
그만큼 키가 줄어 드신 것입니다...
담담히 어머니를 따랐습니다...
어머니를 거스릴 일도...
말대답할 일도 아니기에...
저에게 물어보시면 그렇게 하시라고 할 뿐이었지요...
현금으로 계산하시는 어머니...
먼저 나와 주차장에서 차량에 물건을 싣고 있는데...
급하게 나오셔서 '현금 영수증 어떻게 처리하랴?'고 물으시네요...
무엇하나 헛투루 하시는 일이 없이 야무지게 하십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생극으로 우회하여 이발을 하는 단골 미용실에 들렀지요...
제가 이발하는 곳에 어머니가 함께 하시니...
옛날 기억이 나더이다...
넉살좋으신 여사장님...
커피를 타주시고...
싹싹하게 대하십니다...
머리를 자르는 내내...
염색을 하라는 둥...
머리가 왜 그렇게 빠지냐는 둥...
이런저런 챙견을 하시는 어머니...
저는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지요...
대답은 여사장님이 대신 하고...
뚝딱 15분여만에 이발하고 나오며...
새해 덕담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며...
여사장이 어머니를 나이보다 적게 보셨다고...
흐뭇하게 웃으시더군요...
그렇게 짧은 장보기와 이발을 하고 와서...
어제 썰다만 가래떡을 어머니와 썰기시작했습니다...
"큰 얘야~ 얼굴에 왠 잡티가 그렇게 많냐? 건강검진은 제때 하냐?
먹거리 제때 챙겨 먹거라~"...
냉냉한 아침 공기를 맞으며...
들녁 산책을 하였지요...
살짝살짝 봄기운이 느껴지는데...
어머니와...
아침식사후...
설 장보러...
장호원 대형마트에 왔습니다...
걷는 것이 불편하시니...
전통시장보다 마트를 이용하시게 된다고...
카트를 끌고 어머니를 따라 다녔습니다...
차례에 쓸 제물들부터...
설 먹거리들...
어머니와 이른 설 장을 보고 와서...
어제에 이어...
가래떡을 썰었지요...
그리고...
봉지 봉지 싸십니다...
"이것은 수술한 세째 이모부네,
이것은 사골보낸 세째 외삼촌네,
이것은 장미농사 잘 지었다는 둘째 외삼촌네"...
오늘도 점심으로...
어머니와 떡국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앞산으로...
칡넝쿨을 채취하러 갔지요...
'리스' 만들기 재료용으로...
오산에서 장미 농원하시는...
세째 외삼촌께서...
농원 일 마무리 하시고...
저녁늦게 오셔서...
식사를 하십니다...
올해 장미꽃 값이 좋아서...
큰돈 버셨다며...
어머니와 이야기 하십니다...
"잘 벌 때 아껴서 써라~ 건강관리 잘 하고~"...
20여년전 오산에서 장미 농원 시작할 초창기...
돈도 많이 버시고 유명세를 타셔서...
대학 강단에도 강의를 나가셨지요...
커다란 굴비를 챙겨오신 세째 외삼촌...
고향에 낙향해 사시는 큰외삼촌도 뵙고...
큰누나도 보고자 찾아오셔서...
늦은 저녁으로 여러 밑반찬과 함께 곰국을 드셨지요...
말씀들 나누시는 것을 듣고 있자니...
많이 정겨워 보이셨습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