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를 맞아 어머니와 콩 삼기...
매년 1, 2월은...
숲해설가 취업기간...
전국 각지의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생태공원 등...
600여개의 숲해설가 일자리...
양성된 숲해설가는 3000여명이 넘어...
10개월 계약직 일자리가 매년 경쟁율이 높습니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분들이야...
누가 축하를 해주지 않아도 보람되고 기쁜일이겠지만...
많은 준비는 물론 정신적인 부담감이 있었던 만큼...
서류전형, 면접과 숲해설 시연을 통해...
불합격의 고배를 마신 분들의 마음은 누가 이해하며...
위로해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셨을테니...
저 또한 올해...
고향인근 휴양림/산림욕장에 4년여 근무하여...
당연히 합격하리라 생각했는데...
지역관내 실 거주자가 아니라고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지요...
애착이 많이 같던 곳이라...
충격과 함께 아픔이 컸습니다...
몇일의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어머니 전화를 받고 고향으로 내려갔지요...
어머니 전화를 받고 내려간 고향...
햇살이 좋아...
봄기운이 완연하고...
새소리도 경쾌합니다...
4월 중순 아침 여명...
꽃대궐...
양지바른 곳에서는...
씀바귀 종류가 올라 오고 있더군요...
창문을 통해 본...
복숭아 나무위 박새...
'나는 너를 보고 있는데...
너는 나를 못보고 있구나'...
점심식사후...
봄기운을 찾아...
집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시골 전원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마력이 있군요...
산책하며...
마음을 정리하고...
산림청 홈페이지를 검색하여...
재모집 공고문을 보며 몇몇 곳을 저울질 하다가...
다시 원서를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올해도 그곳 산림욕장에 다시 근무하게 되었냐?"...
질문하시는 어머니...
제 마음을 콕콕 찌르시는군요...
사람에게 지친 마음도 달래고...
식생조사하며 책읽고 글을 쓰려...
숙박이 가능한 휴양림을 물색중입니다...
자기소개서...
시연계획서...
열심히 숲해설가로 활동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서류를 작성하려니...
겸손하게 되더군요...
'많이 오만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얼굴이 확근거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산책중...
들녁을 바라보며...
7월 중순...
그 푸르름이 그립습니다...
10월 중순...
가득찬 기분이었는데...
동쪽, 마을 뒷산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수'이지요...
매년...
못자리가 들어서는 자리...
4월 중순...
못자리...
일년 벼농사의 시작이지요...
5월 중순...
싱그러운 모...
9월 중순...
알알이 맺어갔지요...
얼음도 녹고...
곳곳에서 생명이 꿈틀할 준비를 하고 있겠지요...
5월...
모가 심워지고...
여름에 이어...
10월 중순...
지난 가을...
잘 익은 벼들이...
풍요롭게 자라고 있었지요...
아랫마당...
매화나무...
꽃망울이 부풀고 있습니다...
하얀 꽃을 틔우고...
향기를 뿜어 내겠지요...
4월 중순...
'만화방창'...
5월 중순...
싱그런 매실이 토실토실...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나요?...
꼭 바쁠 때...
전화가 많고...
일거리가 많곤 하지요...
오늘 우수에...
어머니는 저와 메주를 쑤시기로 작정하신 듯...
그래서...
미리 전화해서 내려오라고 하셨나 봅니다...
몸이 예전같지 않으시니...
일손을 거들 아들이 필요하셨던 것이지요...
흰콩 한말(8kg)에 3만5천원...
아는 친척...
물려받은 재산도 없이...
힘들게 살아간다는...
서울서 가족들 뒤로 하고 홀로 낙향하셨다는 분에게서...
썩 좋은 콩은 아니지만...
제값주고 사오셨답니다...
아랫마당...
가마솥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겨우내 떨어져 내린 소나무 솔잎들을 긁어 모아...
불을 땠지요...
어머니께서는...
콩을 잘 씻어 가마솥에 넣으시고...
"할일 많은가 본데 올라가서 일 보거라"...
그렇게...
저를 올려보내시고...
아궁이 앞에 의자놓고 앉으셔서...
불을 때십니다...
흰연기가...
바람이 없어...
곧게 위로 솟구치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점심먹고...
두어시간후...
어머니께서 올라오셔서...
삶은 콩 올리자고 하십니다...
커다란 비닐 포대에 넣어...
삼발이에 실어...
집 뒷켵 장독대에 올렸지요...
그리고...
비닐 위에 삶은 콩자루를 올려 놓고...
수건과 방석을 덮은 후...
신발 벗고 올라서서...
밟아서 으깨었습니다...
"요즘은 다들 이렇게 한단다"...
서너번을 이리 돌려서 의깨고 저리 돌려서 의깨어...
잘 으깨진 삶은 콩을...
옛 된장에 섞어 잘 버무려...
소금 넣어 항아리에 재워두면 된다고 하시네요...
어머니의 된장 늘리는 요령이십니다...
"3시에 읍내에 일 본다며~ 이제 내가 하면 된다. 일 보거라."...
아침 식사후...
콩을 삶아서...
묵은 된장에 섞으시겠다고...
콩을 물에 불리시고...
잘 씻으시며...
이물질을 골라내십니다...
"한말에 3만 5천원 줬다"...
가마솥에 잘 넣고...
불을 지피고...
솔잎으로...
불을 잘 때었습니다...
아직 불기운이 그리운 계절이지요...
"할 일 있다며~ 올라가서 일보거라"...
그리고...
제 대신...
아궁이 앞에 앉으셔서...
불을 때십니다...
솔잎 옆에다 끌어다 놓으시고...
날이 꾸물꾸물...
굴뚝의 연기가...
운치가 있습니다...
언제 올라 오셨는지...
점심을 챙겨놓고 내려가셨군요...
군불에 구운 고등어 갈비...
어제 제가 사온 삶은 피조개...
아버님은 이천향교 모임 가시고...
두어시간후...
잘 삶아진 콩...
구수한 냄새가 나는군요...
묵은 장을 내어...
의깬 콩을 넣어...
잘 섞고...
소금을 넣어주면...
된장을 늘려 먹을 수 있답니다...
어머니의 노하우...
"힘들어서 내년부터 된장 사다 먹어야겠다"...
협회 국장님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서류를 마무리하여...
차를 타고 읍내로 나갔지요...
새로 지은 복합행정 건물에 있는 도서관에서...
작성한 서류를 프린팅했습니다...
열다섯장...
서류를 꼼꼼히 다시 확인하고...
우체국으로 이동하여...
커다란 행정봉투에 넣고 밀봉해서...
또박또박 주소를 적어 속달로 보냈지요...
"월요일 근무중에 들어갈 겁니다"...
한숨 돌리고...
집으로 향하는 길...
저 벌판과 산자락에 분명 봄이 오고 있는데...
저의 마음에는 아직 한겨울같은 기분입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