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2.28.일. 전원일기)

봄비가 밤이 되어 눈으로 내리더니... / 봄눈 이야기...


폭설(暴雪)

오탁번


삼동(三冬)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南道)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내렸다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 워메, 지랄나 부렀소잉!
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

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天地)가 흰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느님이 행성(行星)만한 떡시루를 뒤엎은 듯
축사 지붕도 폭삭 무너져내렸다

좆심 뚝심 다 좋은 이장은
윗목에 놓인 뒷물대야를 내동댕이치며
우주(宇宙)의 미아(迷兒)가 된 듯 울부짖었다
― 주민 여러분! 워따. 귀신 곡하겠당께!
인자 우리 동네 몽땅 좆돼버렸쇼잉!



2006년<시향> 봄호에 발표한 작품인데,

걸쭉한 이장님의 사투리가 우리네 정감을 불러일으키는군요...


출생 1943년 7월 3일 (충청북도 제천)

소속 한국시인협회 (36대 회장)

학력

고려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데뷔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수상

1997년 정지용문학상 경력

2008.03 제36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폭설' 동영상시...

http://tvpot.daum.net/v/TV_3vpiCWiM%24



저녁에 촉촉히 내리던 봄비가...

밤이 되어 눈으로 변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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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산책을 나서며...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하얀 세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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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꼭꼭 싸맨...

감나무...

몇일 날이 포근하여...

벗겨주려 했는데...

그냥 놔두기를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감나무는 추위에 약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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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기전...

몇차례 더 올...

눈이지만...

쉽게 녹아내리니...

벌써 겨울이 아쉬운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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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온기로...

들어난 디딤돌 징검다리...

흰눈과 배비되어 운치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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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으로 푸른 소나무에...

적막이 입혀진 전원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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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다녀와...

아침식사후...

아버님 서울가신다기에...

이 경사면 눈을 치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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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길로...

산책을 갑니다...

봄기운 속에...

눈을 밟으며...

'뽀드득 뽀드득'...



봄눈

정호승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보이지 말라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절벽 위를 무릎으로 걸어가지 말라


봄눈이 내리는 날

내 그대의 따뜻한 집이 되리니

그대 가슴의 무덤을 열고

봄눈으로 만든 눈사람이 되리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였다고

올해도 봄눈으로 내리는

나의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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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 온 듯했는데...

겨울이 시샘하여...

다시 겨울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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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길을...

아침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저녁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런저런 생각하며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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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온 길...

다시 그 길로...

발자국보며 걷는데...

내 발자국인데 친숙하지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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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 참나무...

더 오른쪽 소나무들 때문에...

많이 휘었지요...

인내하며 굳굳하게 제삶을 살아...

소나무들을 이겨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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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소나무...

눈으로 인해 큰 상처들을 많이 입어...

지난 겨울 힘겨웠겠지요...

그 아픔을 이겨내어...

풍광이 더욱 의미가 있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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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큰 소나무도...

커다란 가지를 잃었습니다...

조금은 수척해 보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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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오르니...

눈이 녹기시작합니다...

봄눈의 짧은 영상이...

그래서 더욱 애뜻합니다...

이제...

겨울이 그리울 시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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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

아침 식사하시고...

현관에 나오셔...

담배태우시며...

앞산을 내다 보십니다...

'무슨 생각을 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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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많이 녹았습니다...

봄눈이 또 다른 봄비 역할을 하지요...

메마른 산과 들을 촉촉하게...


봄비의 경제적 가치가...

하루 3,000여억원이랍니다...



봄비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2009년 4월 20~21일 서울지역에 41.5㎜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당시 전국에는 봄비가 촉촉이 내렸다.
국립기상연구소에서는 이때 내린 봄비의 경제적 가치가 29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댐·저수지에 확보된 수자원 가치가 59억2000만원,
미세먼지·이산화질소·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 대기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춘 것이 1754억원,
산불 방지 효과 4억8000만원,

가뭄 피해 예방 1086억5000만원 등이다.
여기에 봄비를 머금고 피어나는 진달래·개나리·벚꽃의 아름다움까지 포함시킨다면
봄비의 몸값은 더 치솟을 것이다.
요란스럽지 않게 조용히 찾아오는 봄비가 더없이 고마운 이유다.

[중앙일보] 입력 2012.03.17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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