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3.21.월. 나무 밑둥)

나무의 밑둥치를 보면 존립의 위태 과정을 안다 / 나무 밑둥에 대하여..


'아침 숲은 부지런한 새들의 음악당이다'...


고지대인 이곳도...

날씨가 많이 풀려...

아침 산책하기에 참으로 좋은 계절입니다...


그래서...

참신한 기분으로...

새로운 오솔길을 오르기로 했지요...


경사가 급하여...

지그재그로 난 오솔길...

주변에는 조릿대 군락이 펼쳐져 있습니다...


좁은 오솔길을 오르면서...

저 아래에서 들리는 계곡 물소리를 듣지요...


허벅지가 뻐근해 오고...

숨이 가파오니...

옷을 풀어 헤치고...

모자를 벗습니다...


숲의 상큼함이 온 몸을 감싸네요...


아직 싱그러운 숲은 아니지만...

무엇인지 모르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이 틀 기운을 내비치고 있는 듯합니다...


모퉁이를 돌고 돌아 가자니...

새들의 소리에 귀가 즐겁군요...

노랑턱멧새, 동고비, 어치, 딱따구리, 곤줄박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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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밑동은...

나무의 흔들림만큼...

딱 그만큼의 넓이로...

나무를 지탱하려...

뿌리를 뻗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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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분을 오솔길 오르던중...

저 앞 나무 구멍에서...

동고비가 집을 정비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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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가 파놓은 구멍같은데...

너무 크니...

동고비 체형에 맞게...

리모델링을 하려는 것인가 봅니다...

좋은 짝을 만나려면...

부지런히 진흙을 날라와 입구를 메우고...

보금자리를 가꿔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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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땅위로 솓아오르면...

나무줄기 모양을 닮아간답니다...

땅위 줄기의 무게와...

땅 아래 뿌리의 무게의 합은 유사하다고...

'zer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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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물길에 늘어선 나무들의 뿌리들...

점점 파헤침이 심해지면...

나무가 넘어질 위험이 더욱 커지겠지요...



커다란 나무들 사이를 지나서...

저 아래 독일가문비나무 군락을 내려다 봅니다...

아침부터 좋은 기운을 받으려고...

애써 찾아온 것이지요...


오솔길 주변의 나무들 밑동을 유심히 봅니다...

모양도 다양하고...

여기저기 상처도 입고...

가파른 경사면에 서있는 나무는...

밑동도 위태롭지만 튼튼한 뿌리를 내어...

커다란 나무를 지지하려는 몸부림이 느껴지는군요...


'나무의 밑둥치를 보면 그 나무 성장의 어려운 과정을 알 수 있다'...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는 만큼...

밑동은 뿌리로서 딱 그만큼만...

지지력을 유지하려 옆으로 뿌리를 발달시킨 것이겠지요...


멋스런 나무의 품세로...

싱그러운 잎과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나무를 볼 때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나무를 지지해주고...

땅밑에서 물과 양분을 뿜어 올린다고 수고했을...

뿌리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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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로...

독일가문비나무 군락...

멋스런 줄기와 잎사귀들이 있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과 영양분을 뿜어 올린다고...

수고했을 뿌리를 생각합니다...

'항상 화려함 뒤에는 어두운 곳에서의 수고로움이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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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생각하면...

나무 둥치와 뿌리가 땅을 야무지게...

부여잡고 있는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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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버틸 요량으로...

힘있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나무의 꿈은 하루, 한달, 일년이 아니고 천년의 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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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

또 왔습니다...

줄기를 부여앉고...

볼을 비비며...

위를 올려다 봅니다...

작은 미동도 없이...

의연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더욱 좋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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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야무지게 뿌리를 내린 모습...

밑동의 야무짐을 보면...

그 나무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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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한 나무가...

서로를 격려하듯...

말없이 옆에 서 있습니다...



'신작로와 오솔길'...


대부분의 산책로는...

인위적으로 조성한 길입니다...

산불 등 유사시 요긴하게 사용하려는 의도가 있겠지요...

소방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넓직하게 조성되어...

여럿이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단조로운 감이 없지 않지만...


반면에...

오솔길은...

오소리가 만든 길이라고 하지만...

굽이굽이 돌아가며...

다양한 숲의 모습을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조금은 힘들고...

거치른 길이지요...


인위적으로 구획되지 않은...

숲의 형세에 맞게 자연스럽게 조성된 길입니다...


저는 순탄한 산책길도 나름 좋지만...

조금은 불편하고 거칠은 오솔길 오르기를 더 좋아합니다...

삶도 그렇듯이...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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