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숲해설(계절의 마감)

떠남의 미덕이란?

http://blog.daum.net/hwangsh61/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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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봉학골 산림욕장...

10월이면 서럽게 단풍이 물들고...

찬란한 빛을 발하고는 하염없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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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봄보다 아름다운 이유...

서럽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아름다움을 내려놓아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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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라도 추적추적 오는 날이면...

더욱 마음이 안타깝고 무겁습니다...

어찌할꼬? 이 찬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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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단풍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저 멀리 낙엽송의 황금빛깔...

침엽수이면서 잎을 간다고 잎갈나무...

'황금빛깔 낙엽송 낙엽을 밟노라면 황제가 된 기분이다'라고...

어떤 산림학자는 말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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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 모둠...
왼쪽부터... 복자기, 은행, 단풍, 벚나무,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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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가리 열매...
아직 속의 씨앗을 날려보내지 않았습니다...

봄을 기다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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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가 내리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따스한 곳을 찾아오는 곤충들... 벌들이 자연학습관내 커튼에 매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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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관 창문을 생각없이 열었다가...
우두둑 떨어지는 무당벌레를 보고... 안스러웠지요...
문틈에 옹기종기 모여서 겨울을 난답니다...

함께 하면 보온에 도움되고 의지도 되며...
봄에 짝찾기도 쉽고...

큰것은 남생이무당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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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작살나무지요...
열매색깔이 곱고...

탱글탱글합니다...



'떠남의 미덕'...

비바람 몰아치는 숲에서 낙엽들이 그려내는 군무는 참으로 서럽다...
가을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리이다...
미련과 집착은 불행이다...

낙엽은 식물이 한 해 동안 성장하면서 이룬 생산물이다...

공중에 도달하기 위해 나무는 얼마나 치열하게 가지를 뻗어왔던가...
몇 해의 겨울을 경험한 가지는 겨울을 나는 법을 알고 있다...
그러나 매년 돋아나는 잎은 겨울을 결코 알지 못한다...

이미 단풍이 물들 때부터 가지 끝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얇은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분리층이다...
잎과 줄기 간의 통로는 이제 통제된다...

(나무가지와 잎사귀) 서로 아쉬워도 끝이 좋아야 다 좋다...
잎은 낙엽의 길을 가야 한다...
가지는 잎사귀의 주저함을 막기 위해 이별 준비를 해두었다...
그토록 열광적으로 달려 있던 잎들이 순순히 사라지기란 쉽지 않다...
여름 폭풍우 속에서도 가지는 잎을 지키며 온몸으로 저항했었다...
바람이 잎을 건드려도 가지가 함께 움직이며 잎을 지켜주었다...

그러나 잎의 미련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줄기 끝에 생기는 분리층은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주기 위한 배려이다...
봄에 성장을 도모하는 호르몬이 만들어졌던 것과 같이 가을에는 정리를 도모하는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뿌리 끝에서 만들어진 이 정지 호르몬은 서서히 전체로 번지면서
잎을 떨어뜨리기기 위한 분리층을 만들고 열매를 분리시킨다...
철옹성 같았던 가지와 잎이 분리되면서 나뭇잎은 작은 바람에도 후두둑 떨어진다...



'나무의 알뜰 전략'...

낙엽은 나무의 살아가는 전략의 하나이다...
나뭇잎은 봄부터 여름까지 부지런히 생산 활동을 하지만
가을을 지나 겨울을 나는 동안은 주로 소비 활동만을 하게 된다...

나무들은 유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나뭇잎을 털어낸다...
나무들은 낙엽을 떨구기에 앞서 나뭇잎에 투자한 양분들을 회수한다...

나뭇잎 속에는 골격을 이루고 있는 산소를 비롯하여 각종 양분이 되는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다...
이중 질소, 인산, 칼륨은 식물에게 늘 부족하기 쉬운 귀중한 영양소이다...
이들 영양소는 나뭇잎 속에 이동이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여 가을이 되면 다시 나뭇가지로 이동하여 저장된다...

나무가 영양소를 회수하는 정도는 숲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숲의 토양이 풍부하면 나무는 굳이 스스로 물질을 비축하지 않는다...
반도 채 안되는 양만이 회수되고 나머지는 공동의 은행인 숲 바닥에 위탁된다...
이를 받아들여 지렁이는, 곰팡이는, 세균들은 낙엽을 아주 미세하게 부수어
일부는 몸을 불리는데 쓰고 나머지는 흙으로 저장한다...

나무는 매년 봄 원금과 더불어 두둑한 이자를 챙길 수 있다...
믿음이 전체를 살찌운다...

숲이 미숙하고 열악하면 나무는 가진 것을 절대 놓치지 않으려 한다...
많은 양의 양분을 몸속으로 회수하고 상대적으로 영양가 낮은 낙엽을 떨군다...

모든 잎을 떨궈내면 나무는 허탈감에 빠진다...
신록에서 녹음으로 치열했던 여름이 까마득하고 갈색의 숲만이 현실이다...
아, 앞으로 신록을 보기 위해서 얼마나 지루한 날들을 기다려야 할까...


차윤정님의 '숲의 생활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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