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정원 잔디 관리하면서 작은 생명들 생각하기 / 전원생활 이야기
전원주택 푸르른 잔디...
보기도 좋고...
밟기도 좋지만...
정원에 잔디를 관리하는 것...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지요...
매일매일 잡풀 뽑아 주고...
가물면 물도 주어야 하고...
길게 자랐다 싶으면 잔디를 깍아 주어야 합니다...
말이야 세음절지만...
더운날 이 일들을 하려면...
고역아닌 고역이지요...
오늘 작업하는 잔디깍는 구형 예초기...
묵직하여 소음과 진동이 만만치 않아...
한참을 작업하다 보면...
허리와 어깨, 목이 아파오며...
땀은 비오듯 하고...
양팔은 천근 무게와 진동으로 고통이 찾오는데...
더운 날 잔디 깍는 그 힘든 것을 제가 해냅니다...
예초기 작업중...
제일 어려운 것은...
경사지 잔디를 깍는 것이지요...
경사면에 예초기를 메고 두다리로 안정적으로 위치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고...
예초기 작동기를 짧게 잡아당겨서 그 간격을 유지하며...
경사면을 따라 작업을 해야 하니...
이중으로 힘이 듭니다...
예초기 날은 두 종류인데...
칼날로 된 것과...
플라스틱 줄로 된 것이 있지요...
지금은 프라스틱 줄이 대세...
조금 더 안전하고...
그 플라스틱 줄이 어른손 한뼘 길이로 두 줄이 나와...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잔디를 깍게, 아니 자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잔디를 깍는 방향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예초기 날 자락을 이끌며 작업하는 것이지요...
깍는 폭은 한 뼘 크기로...
자~ 이제 본격적으로 잔디를 깍습니다...
더위가 무서워...
이슬도 마르기 전인 이른 아침에 일을 시작하는데...
그 소리에 놀란 메뚜기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야단이지요...
날벼락이라면 날벼락...
그래도 제일 큰 일 난 녀석들은 개미들...
잔디밭 땅속에 얼마나 커다란 개미집을 지었는지...
수백마리의 개미들의 경황없는 움직임으로 짐작이 됩니다...
잠시...
메뚜기와 개미 입장에서...
예리한 예초기가 다가오는 소리와 진동을 생각해 보네요...
거대한 인간이 커다란 밀집 모자를 쓰고...
탱크같은 등산화로 잔디를 밟으며 다가오는데...
등에 짊어진 물체에서 연기가 나며...
거대한 소리가 나고...
곤충들을 보호하고 기대어 사는 잔디를 여지없이 잘라 날려보내는...
무지막지한 기다란 줄이 '윙윙'거리며 돌아가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죽는가 싶어...
그래도 열심이 날아서 달아나고...
뛰어서 달아나고...
'걸음아 나 살려라' 기어가고...
한편...
귀한 화초나 어린 나무가 있으면...
예초기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합니다...
저 앞의 어린 소나무도...
'얼음'하고 긴장하고 있군요...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가련한 신세로...
달아나는 곤충들이 부러운데...
날카로운 날이 내게 닫지않기를 빌 뿐...
그렇게...
이른 아침부터 3시간여 작업하고 마무리했는데...
많은 생명들 주검으로 이르게 하고...
놀라게 했겠다 싶습니다...
삶이 다 그렇겠지요...
나 편하고...
나 행복할 때...
누군가는 희생하고 있을 터...
오늘은 푸르른 잔디가 아픔을 참았겠다 싶습니다...
향긋한 풀내음은 잔디의 무슨 냄새일까요?...
P.S.
불편하신 다리로...
아침상 아랫마당 평상대에 차려내와...
작업 복장으로 조반들 편하게 먹게 하시고...
방금 설걷이를 마치셨는데...
이제는 그 풀물든 작업복 두벌을 빨고 계십니다...
전원에서 생활...
쉬운 것이 하나 없군요...
더위가 계속되어...
가물지만...
잔디를 깍을 때가 되어...
이른 저녁을 먹고...
아버님과 정원 잔디를 깍습니다...
올해는 가물어...
예년에 비해 잔디를 자주 깍지 않았다고...
가무니까 잔디가 더디 자란 것이지요...
깍은 곳과 안 깍은 곳이 차이가 나고...
왼쪽 복숭아 나무 건너편...
맷돌 호박에 물 주시는 어머니...
커다란 맷돌 호박이 두개...
누렇게 잘 익어갑니다...
이곳까지가 제가 깍은 것...
힘 덜어 주신다고...
아버님께서 잔디깍으시는 동안...
깍은 잔디를 갈퀴로 긁어 모으지요...
왼쪽 갈퀴 아래는 예초기 연료인 휘발유...
어제는 윗마당...
오늘 아침은 아랫마당...
아침 6시...
이슬이 가득한 정원...
예초기 소리에 놀란...
'방아깨비'...
가까이 다가가니...
바짝 긴장하고...
긴 뒷다리를 오므려...
뛸 준비를 하고...
전체적으로 긴 몸체가...
다리와 균형이 잘 맞지요...
같은 방아깨비인데...
날아서 앉은 곳...
빛의 방향이 다르니...
느낌도 다릅니다...
잔디색과...
완벽한 합치...
놀랍지요...
'가지' 두 포기...
어머니가 아침 저녁으로...
거름주고 물주고 하여...
가지가 주렁주렁...
예초기로 저 아래 잔디를 깍으려면...
미리 커다란 가위로 다듬어 줘야 합니다...
가지를 다치지 않게 하려는...
세심한 배려라면 배려...
못미덥게 지켜보시던 아버님...
예초기 시범을 보이십니다...
20여년 된 예초기...
몸과 기계가 한몸인 듯...
가히 예술의 경지...
그날 오후...
아랫마당 옆, 마을 이장 감자밭...
감자 시세가 맞지 않아...
캐지 안고 갈아 엎어...
그 밭에서 주워온 감자를 갈아서...
감자전을 해주셨습니다...
부추, 아삭이 고추를 넣어서...
"어디는 먹을 것이 지천이고,
어디는 굶어 죽어가는 세상이니,
이런 요지경이 있느냐?"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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