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 율면 고당리 / 전원생활 하시는 부모님 찾아 뵙던 날
오랜만에 찾은 고향
자주 찾아 뵙고 싶지만
정 받고 떠나 오려면 힘들어
마음으로만 그리던 부모님
혹독한 여름지나고
아침저녁 선선한 가을 초입
풍광은 여전한데
뵐 때마다 수척해 보이시는 분들
오랜만에 자식 바라보시며
안색을 살피시고
어떻게 사는지를
얘닯게 추측하십니다.
그리고
자상한 잔소리를 하시지요.
한순배
궁금증 풀어드리고
어머니와 텃밭구경을 나섭니다.
"배추 모종 시원찮은 것을 사다 심어서 뽑아 내고 다시 사다 심었단다.
네 아버지 덕에 내 심신이 더 피곤하단다."
자식 내외에게
지난 일들 일러 바치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네요.
호젓한 산자락
아버님 경로당 나가시면
하루 종일 혼자 계시는 어머니
얼마나 적적하셨을까요?
매해 냉해로 얼어 죽어
4년 동안 매년 사다 심으셨다는 석류
그 긴 기다림에 보답하듯
올해 처음으로 커다란 석류를
9개나 맺어
현관앞 나서실 때마다
기특하게 챙겨 보신답니다.
어머니께는 옛 추억이 서린 석류라네요.
생신전날
당숙모 내외를 초청하여
조졸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어렵게 살아오신 분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 가며...
긴 세월 살아 오신 만큼
이제 가고 없는 분들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은 더해 가시네요
초가을 밤이
풀벌레 소리와 함께 깊어 갑니다.
8.31.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