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과 용감함의 제왕, 사마귀 그리고 당낭거철
기다림은 무엇에 대한 기대이겠지요.
쉬운 일이 아니고 인내가 필요한 일일테고...
확신이 아니면 그렇게 긴 기다림을 이겨낼 수 없을 것입니다.
기다림은 자신에게 침잠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참선하는 경지일테지요.
그런데
침잠하여 참선하는 모습일진데
그 모습을 흐트리게 하는 형국이라면
혼신을 다하여 대적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용감 안할 수 없고
당돌 안할 수 없는 것이지요.
참으로
곤충에게서
때로 신사의 품격을 배우고
때로 인내와 용기를 배웁니다.
2012. 10. 5
어느해 가을
저 기둥에
무엇일까요?
봉학골 산림욕장
아침 산책길에 만난 녀석
"왕사마귀" 암컷이 알을 낳는 숭고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거품같은 알집속에
알들이 가득 들어 있겠지요
겨울을 지내야 하는 알들을 위하여
잘 포장을 하고 있습니다
왕사마귀는 몸을 거꾸로 하여 알을 낳는데
암컷은 알을 낳고 삶을 마감할 것이지요
수컷는 짝짓기하고 죽었을 것이고
가을날
봉학골 산림욕장 아래
용산리 저수지
한기가 느껴지는 아침
평온한 가을을 예고 하네요
오른쪽 거대한 파충류가
'얼음'하고 있는 듯...
2013. 8. 22
거미처럼 사마귀도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을 좋아하나 봅니다
무엇을 노리고 있는 듯...
2013. 10. 10
어느날 따사한 오후
햇살좋은 곳에서 한참을 움직이지 않던 사마귀
드디어 잠자리를 잡았습니다
기다림의 고수
잠자리
비행할 때보다
따뜻한 곳에 앉아있을 때가
더 위험하지요
2014. 8. 20
갈색 사마귀
바로 위쪽에
조그만 달팽이를 사냥하려는 것일까요?
그 옛날
마차를 비껴가게 했다는
사마귀
전투의지를 보입니다
그래서 피해가지요
'알았다'하며...
2015. 9. 22
가을은 사마귀의 계절
왕사마귀 암컷이
산책로 입구에서
누구를 기다립니다
조금 괴기스럽지만
호기심도 가지고 있네요
기다란 등날개로
날아도 다닙니다
기다란 다리들
앞 다리는 예리하게 생겼지요
관절도 발달해 있고
2015. 9. 28
이녀석은
왕사마귀 수컷같습니다
곤충 세계에서
수컷은 대부분 암컷보다 작지요
빛깔은 아름다워도
커다란 사람이 가로막고
시비를 걸어도
의연한 모습이지요
그래서 '당랑거철'이라 했답니다
아직 암컷을 못 만난 듯
2015. 10. 14
늦은 오후
양지바른 곳에서
치열한 생존경쟁
왕사마귀 암컷이 잠자리를 잡아 먹고 있습니다
수십분 기다린 보람으로
'인내는 쓰지만 성공은 달다'고
2016. 9. 1
집옆의 호박 한 포기
그 호박잎 위에
왕사마귀
수컷같습니다
'당낭거철'이라는
사자성어가 유래한 곤충이지요
임전무퇴의 용맹무쌍한 곤충
사마귀는
곤충들의 천적이며
기다림의 미학을 아는 곤충
당낭거철(螳螂拒轍)...
사마귀 당, 사마귀 랑, 막을 거, 수레바퀴 자국 철
齊(제)나라의 장공(莊公)이 어느 날 사냥을 갔는데 사마귀 한 마리가 다리를 들고 수레바퀴로 달려들었다.
그 광경을 본 장공이 부하에게 "용감(勇敢)한 벌레로구나.
저놈의 이름이 무엇이냐?"
"예. 저것은 사마귀라는 벌레인데 저 벌레는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 모르며
제 힘은 생각지 않고
한결같이 적에 대항하는 놈입니다."
장공이 이 말을 듣고 "이 벌레가 만약 사람이었다면 반드시 천하(天下)에 비길 데 없는 용사였을 것이다."하고는
그 용기에 감탄(感歎ㆍ感嘆)하여 수레를 돌려 사마귀를 피해서 가게 했다고
줄기와 유사한 모습과 색깔로
이 녀석도
거꾸로 매달려 기다립니다
가을 아침 이슬이 대롱대롱
인기척을 느끼고
쳐다 보네요
2018. 8. 21
창문밖에 날아와 보이길래
찾아 나섰는데
그 사이 땅으로 내려 앉았더군요
좌우를 경계하는 중
조금 더 다가서니
날개를 푸드닥거리며
위협적인 행동을 합니다
점잖은 녀석의
이런 모습 처음이네요
'더 가까이 오기만 해봐요!'
조금 더 다가가니
더욱 예민한 행동을 합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