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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Oct 31. 2015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0.31.토. 낙엽과 책)

낙엽과 함께 책을...

'방앗간집에서의 하루'...


얼마전 나는 이곳(피레네)에서 방앗간을 개조한 집 한 채를 샀다.

매일 아침 닭 울음소리에 깨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소와 양 떼들을 지나 옥수수밭과 초원 사이를 거니는 것이 내 일과다.

이곳에서 나는 내가 누구인가를 잊는다.

질문도 답도 없이 온몸으로 순간을 살고,

일 년에 사계절이 있다는 것 새삼스레 확인하며 나를 둘러싼 자연과 하나가 되어간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

 

인간은 과연 자연에 얼마나 깊이 관여할 수 있을까?

그런 간섭은 언제나 부정적인 걸까?

아니면 때로 긍정적이기도 한 걸까?

나는 (제초기라는 이름의) 무기를 곁에 내려놓는다.

내 동작 하나하나에, 한 생명의 종말,

즉 내버려두면 내년 봄에 꽃을 피울 야생화의 죽음이 달려있다.

그것은 주위 환경을 멋대로 주무르려는 인간의 오만이기도 하다.


 

'활쏘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그리하여 일단 기술을 충분히 연마하고 나면,

각의 동작들을 취할 때 일일이 그것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모든 움직임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연습과 반복이 필요하다.


그러고 나면 궁수가 자신의 동작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부터 그는 스스로 활과 화살, 그리고 과녁이 된다.

화살은 공간을 뚫고 나아가려는 의지의 투영이다.

 

활쏘는 이가 부단히 연습하고, 직관을 갈고닦고,

발사하는 과정 내내 품위와 집중력을 유지해왔다면,

그는 이 순간 우주가 현존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의 동작이 합당하며 보상받게 되리라는 것을 안다.

 

활시위를 당길 준비를 하고, 호습을 고르고,

눈으로 과녁을 정확히 응시하는 것은 기술에 달렸다.

그리고 발사의 순간을 완성시키는 것은 직관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물가...

계곡의 붉은 단풍도 추위에는 약하군요...


계곡 산책로...

시원한 여름의 추억이 새롭습니다...


차가운 연못에는...

마지막 수련이 꽃망울을...

물위로 밀어 올리고...


고마운 햇살이...

영하의 계곡을 위로 합니다...


울긋불긋...

마지막 열정을 토해 내는데...


이렇게 고울수가...


어제...

어린이들 숲체험으로 만든...

은행잎 하트에...

서리가 내려 앉았습니다...


계곡물에...

단풍 낙엽이 서럽게 떠있고...


미류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조화롭게 햇빛 샤워를 즐깁니다...


더 추워진 다음날 아침...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져 쌓이네요...

10월의 마지막날에...


순례자, 연금술사, 사크라 문서, 브리다 등...

신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독특한 글들...

위책은 수필형식의 글...

마음을 파고 드는 느낌이 있습니다...


종달새 홈페이지  http://blog.daum.net/hwangsh61/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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