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나비의 아름다운 비행

신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꽃, '호접난'을 만나다

episod


주중불어(酒中不語)는 진군자(眞君子)요

재상분명(財上分明)은 대장부(大丈夫)니라


술에 취해서도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참다운 군자요

재물에 대해 분명한 사람은 대장부니라


술은 예로부터 신령한 음식으로 제사와 손님 접대에 꼭 필요한 음식이었고
아무리 가난한 집안이라도 조상의 제사에는 반드시 술이 있어야 했다


조선조 숙종 때

어느 가난한 집에 효부가 시아버님 제삿날 술 살 돈이 없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 술을 사 제사를 지내니

이를 본 시어머니가 슬피 우는 까닭에

돌아가신 아버님도 중요하지만 살아계신 어머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해

제사를 마치고 상제인 아들은 노래하고 중처럼 머리 깍은 며느리는 춤을 추니

그 시어머니가 더 기가 막혀 슬피 울었다.


마침 민정시찰차 미행을 나오신 숙종이 이를 보시고 크게 감동해

그 상제 아들과 약속하기를 금년 과거에 꼭 응시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하였다.


그해 과거 시제(詩題)가 상가승무노인탄(喪歌僧舞老人嘆)이었다 한다.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하여 호접난 한촉을 드렸습니다
호접난(호(蝴), 나비 접(蜨))이야기
꽃 모습이 나비를 닮아 그렇게 불리는 것
꽃말 '행복이 날아온다'
나비 모양의 아름다운 꽃잎 때문에 행운, 사랑, 행복을 가져다 주는 고급스런 의미를 내포(행복과 행운 기원 의미)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공기 정화능력이 뛰어나고 개화기간이 길어 관상용으로 인기



새해를 맞이해 귀한 분들께 선물로 준비하는 호접난


'꽃은 신이 보낸 편지'라고 했던가요?


처가댁과 애들 시댁에 보낼 호접난


아파트 집에는 식탁과 협탁에 올려 놓았지요


storytelling


봄이라고는 하나

깊은 숲속은 아침 저녁으로 한기를 느낍니다.

나비가 나와서 활동하기에는 조금 이른 계절인데

칙칙한 낙엽 빛깔의 '신선나비' 한마리가 계곡 바위위에서 따사하게 내리쬐이는 볕을 받아 체온을 올리고 있었지요.

어른 성체로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희망찬 봄을 맞이 했건만

날개는 북풍한설에 여기저기 찌기워서 볼품이 없었고

긴 인고의 시간을 격다보니 무척이나 지치고 목말라 있었지만 이른 봄 먹거리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오전 한때 한참을 햇볕에 있다가

체온이 어느 정도 오르자 힘든 날개짓하여 수액이 흘러나오는 고로쇠 나무로 날아 올랐지요.

나무들이 봄이라고 기지개를 펴며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줄기와 가지 사이가 벌어지며 수액이 흘러내리는 것입니다.


벌써 눈치빠른 다른 곤충들이 모여들었는데

우리 신선나비는 조심스럽게 아래쪽으로 접근하여

한자리를 차지하고 돌돌 말렸던 주둥이를 길게 펴서 수액을 흡입하기 시작했지요.


'수액은 나무의 피'니 배고프지 않을 정도만 수액을 마시고

"참으로 감로수가 따로 없군요! 고로쇠나무님!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며 하늘로 날아 올랐습니다.

허기를 채웠으니 다른 곤충들은 짝을 찾아나설 테지만

우리 신선나비는 '먹는 것', 그리고 '이성'에 대한 생각보다는 더 큰 생각을 하였지요.

'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이 세상은 어떻게 생겼으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생명과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하였던 것입니다.


날개를 펼치면 청띠가 나타나는 청띠신선나비

다른 곤충들과 다르게 먹고 짝을 찾는 것보다

이 세상에 더 관심이 많은 신선나비

멀리 남쪽나라로 여행을 떠나 잎이 크고 두터운,

그러나 꽃을 피우지 않은 식물을 만나,

함께 우아한 꽃을 피워낸다는 이야기



그리고 심호흡을 크게 하고 하늘 높이 날아 올라,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그 세상에는 누가 사는지?' 알아보기로 했지요.

구름 위까지 올라가니 숨이 가팠지만 기류 따라 흘러가는 구름과 같이 먼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구름님! 어디까지 가시나요?"

"댁은 처음 보는데 어디까지 가는가요?"

"세상 구경을 하려 합니다."

"꿈이 큰 나비군요."

구름에 기대어 깜빡 졸았는데 따사한 온기가 느껴져 아래를 내려다보니

온 세상이 푸르름으로 가득차 있어 구름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푸르른 숲으로 내려왔지요.

이곳은 따뜻한 남쪽나라였던 것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 보는 것들로 우거진 숲속은 습기로 가득해서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두텁고 넓은 잎사귀 아래 우동같은 기다란 뿌리가 보이는 식물이 보여서

그 잎사귀에 내려앉았지요.

"넓직해서 좋군요."

"어디서 오셨나요? 참으로 멋찐 날개를 가지셨군요."

"저 북쪽 먼 나라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다른 식물들은 모두 꽃을 피우고 있는데, 어찌 댁만 꽃을 피우지 않는 것입니까?" "나는 생각이 많은 식물입니다. 평범한 꽃보다는 조금 특별한 꽃을 생각하고 있지요."

"특별한 꽃이라..."



신선나비는 생각했습니다.

'나처럼 생명과 삶에 대해서 특별한 생각을 하고 있는 식물이구나.'

울창한 숲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다양한 식물과 곤충,

그리고 동물들을 구경하고 지친 날개로 다시 넓은 잎사귀로 돌아와 쉬었습니다.

잎사귀 넓은 식물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친숙하게 되었지요.


다음날은 더 멀리 날아다니며 숲 구경을 하고 돌아왔는데 많은 세월이 흐른 듯, 기력이 떨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많은 것 보셨나요? 안색이 안좋으시군요."

"생명이 살아가는 것, 제가 살던 곳이나 이곳이나 별반 다른 것이 없어 보였지요. 얻을 것을 얻고 나니 기력이 없어지네요."


우리 신선나비는 소망하는 것을 이루었다는 듯,

꿈속에서 나비 날개를 닮은 꽃을 보며 편안한 모습으로 영원히 잠들었던 것입니다.


다음날 아침

넓고 두터운 잎을 가진 식물은 잎과 잎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오더니 그 꽃대에서 나비 날개를 닮은 우아한 꽃을 피워내었지요.

신선나비와 두터운 잎을 가진 식물이 함께 만들어낸 꽃이었습니다.


꽃피울지 모르던 두터운 잎을 가진 식물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는 소문으로 숲속은떠들썩하였고

그로부터 나비날개를 닮은 꽃을 피운 식물을 '호접난'이라고 부르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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