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절대 배신하지 않는 공부의 기술.
아, 이 책.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이 책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다. 좋아서. 그저 좋아서.
내가 평소에 아이들에게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말하는 내용들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고, 더 나아가 <1, 4, 7, 14 공부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해줄 <이야기보따리>에 넣을 이야기들도 따로 준비했다. 덕분에 내 인덱스가 남아나질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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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배신하지 않는 공부의 기술>은 뼈아픈 실패와 값진 성공을 모두 경험한 공부하는 의사가 쓴 책이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공부법과 경험에 대해 세세하게 잘 나와있다.
제1장, <당신의 노력은 더 이상 실패하지 않는다>에서는 배신하지 않는 노력의 기술에 대해 다룬다.
제2장, <합격을 향한 똑똑한 노력은 따로 있다>에서는 반드시 성공하는 공부 습관에 대한 내용이다.
제3장, <나는 이 공부법으로 의사가 되었다>에서는 인풋과 아웃풋의 합격 설루션을, 그리고 마지막 제4장에서는 <공부 자존감을 지키는 마음습관>이라는 제목으로 공부할 때 나다움을 잃지 않는 법에 대해서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모든 부분이 좋았다. 기승전결도 깔끔하고, 내용도 군더더기 없이 right on point 였기 때문에. 그중 정말로 공감이 되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던 부분을 나눠보도록 하겠다.
다음은 3n 년째 공부하고 있는 나의 경험과 시선으로 바라본 공부법에 대한 내용이다. 공부법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고, 사람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 공부법임을 밝히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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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난 10년간 아이들을 지도해오면서 점수에 엄청난 상승세를 보인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오답노트를 열심히 한 학생들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사실 <오답노트>라는 단어만 들어도 인상부터 찌푸려지는 것은 사실이다. 틀린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왜 틀렸는지 설명도 해야 하고, 맞는 답을 적고 그 답이 왜 맞았는지까지 적어야 하니. 더군다나 내가 가르치는 과목은 영어라 문제도 굉장히 길다. 그래서 오답노트를 시키면 학생들이 시간이 없다며 툴툴거린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10년 전에는 오답노트를 시켜도 순순히 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학생들이 내게 댈 핑곗거리가 점점 늘어나면서 오답노트를 <선택> 사항으로 바꿨다. 단, 오답노트를 했을 때 점수가 얼마나 많이 오르는지에 대해서는 늘, 강조, 또 강조를 해왔다. 할지 안 할지에 대한 선택을 아이들에게 맡겼을 뿐.
오답노트의 중요성은 <노력>에 있다. 내가 풀어본 문제를 손으로 일일이 적고, 내가 틀린 답을 적고, 왜 틀렸는지 적고, 올바른 답을 적고 왜 맞는 답인지 설명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다. 더군다나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학생이라면 반 이상 틀리기 때문에 44문제에서 22문제 이상을 손으로 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나는 그 과정이 공부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답노트를 하는 행위 안에는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다>라는 중요한 레슨도 배울 수 있고, <귀찮은 일을 하지 않으려면 매사에 정신 차려야 한다>라는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오답노트>를 피하려고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는 학생들도 꽤 있다.
결과적으로는 오답노트를 꾸준히 한 학생들이 나와 빠른 이별을 한다. 필요한 점수를 빨리 따서 학원을 <졸업> 한다는 뜻이다. 오답노트를 안 하거나 게으르게 한 학생들은 나와 오랜 연애를 한다. 그래서 난 늘 아이들에게 말한다. 나랑 연애하기 싫으면 공부 열심히 해서 빨리 <졸업>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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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시간별로 적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더 나아가 30분 단위도 좋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내가 하루를 어떻게 썼는지 보면 열이면 열 다 뒤로 넘어간다. 내가 이렇게 버리는 시간이 많았는지 그제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열이면 열 자신의 노력이 엄청난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침대에 누워 있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노력이라 생각한다. 현실은 책상 앞에서 유튜브를 보고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기웃거리느라 정신없는 세 시간을 보냈을 텐데 말이다. 그래 놓고 시계 보면 벌써 밤 10시인데 과제는 하나도 못했다며,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고 한다.
Trust me, I've been there, done that.
아이들이 나를 속이려 할 때마다 내가 하는 말이다.
공부에 일가견이 있는 나, 앞으로 평생 공부를 하며 살 나에게 먹히는 핑계는 없다.
다 알고 있다. 아이들이 말하는 그 <노력>이 사실 올바른 방향의 <노력>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이 생각하는 집중한 시간 2시간 중, 1시간은 멍 때리느라 흘려보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속아준다. 딱 한번 속아준다.
그리고 두 번째부터 똑같은 핑계를 대면, 그때 딱 한마디 하고 앞으로 잔소리는 없다고 못 박는다.
<Trust me, I've been there, done that.>
그 뒤부터는 아이들이 180도 바뀌어 온다. 뭔가 제대로 된 노력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모양이다.
아마, 나를, 본인 자신을, 더 이상 속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본인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자투리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지를 진정으로 알게 된 학생들에게 지체란 없다. 점수가 쭉쭉 오른다.
이처럼 아이들이 공부를 하면서 흘려보내는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토플로 예를 들어보면, 아이들이 평소에 어려워하는 것이 <스피킹>인데, 우리 학원 시스템에는 템플릿이 있어서 열심히 외우고 노력만 하면 토플 스피킹/라이팅 점수는 정말 만점 개런티다. 이렇게 좋은 시스템이 있지만, 하나의 조건이 있다 -- 아이들이 집에서 연습을 해오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집에서든 어디서든, 연습을 꼭 해 와야 입이 트이는 법이니.
그래서 아이들에게 스피킹 연습을 해오라고 하면, 아이들의 반응은 딱 두 가지다:
첫 번째: "시간이 없어요."
오호? 시간이 없다?
"샤워는 하지? 그 시간에 혼잣말로 영어 써. 소리 내기 부끄러우면 입모양으로라도 연습해.
자기 전에 핸드폰 보지? 그 시간에서 10분만 빼서 영어로 말해봐."
두 번째: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호? 방법을 모르겠다?
"스마트폰 쓰지? 녹음 기능 있지? 직접 녹음해서 들어봐. 뭐가 틀렸는지 비교해봐. 지금 이 시대에 너희가 스피킹 연습할 모든 것을 갖췄는데, 왜 연습을 못하는지 좀 더 납득이 갈만한 이유를 대봐."
그 이후엔 적어도 <시간이 없어서 스피킹 연습 못해요>라고 핑계 대는 학생들은 없어졌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아니, 5분이라도 연습을 한 학생과 안 한 학생의 차이는 크다.
공부도 복리다. 뒤로 가면 갈수록 차이는 점점 커진다.
그러니, 자투리 시간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 시간이 모이고 모여서 포텐을 터트리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이다.
Trust me, I've been there, done that.
끝으로 이 책은 공부를 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특히 입시를 앞둔 학생들이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동기부여 팍팍> 책이니,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내게 맞는 공부법이 무엇인지 모르겠는 학생들에게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