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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Mar 18. 2021

삶이 따분해? Think again.

Feat. 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삶이 따분할 때 이 책을 펴고 아무 문제나 골라라. 삶이란 게 얼마나 복잡한 건지 깨닫게 된다."


이 말에 공감에 공감을 더한다. 이 책을 집어 들기 전에 딱 30분만 읽고 자야겠다고 다짐했었더란다. 요즘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에피소드인 <내가 아빠 딸이 아니라고요?>를 읽자마자 난 깨달았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두 다리 쭉 뻗고 편히 잠들 수 있다는 것을.


<도덕>과 <윤리>에 대한 토픽은 미국의 영어 선생님들이 아주 사랑하는 토픽들이다. 동물실험이 합당한 지, 의사 조력 자살은 모든 주에서 허용이 되어야 하는지 등등, 대답하기 까다로운 질문들을 던지는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사회의 일원으로써 개개인의 의견들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중요시 생각하기 때문이다.


Research paper 혹은 argumentative essay라고 불리는 이 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logic>이다. 의견을 냈으면, 감정적으로 그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논문이나 책을 인용하여 자신의 의견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이 합당한 지, logical 한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예시는 되도록이면 깔끔하고 누구라도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예시>를 쓰는 것이다. 의견도 잘 내고, 그에 대한 이유도 아주 좋지만, 예시가 없다면 "왜? (Why?)" 그리고 "그래서? (So what?)"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나의 의견에 힘을 실어줄 좋은 예시는 필수다. 


그리고 여기, 이 책, <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는 좋은 에세이의 네박자를 다 갖추었다. 

1) 까다로운 질문들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2) 굉장히 logical 하다. 

3) 예시가 깔끔하고 이해하기가 쉽다. 

4) 참고문헌이 상세하게 잘 나와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윤리>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 그리고 <윤리>라면 지긋지긋하나, 이에 관한 글을 많이 써야 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아, 그리고 글쓰기를 가르치시는 선생님들, 혹은 영어 에세이를 많이 읽고 첨삭하시는 선생님들께도 추천드리고 싶다. 아이들에게 던져줄 좋은 질문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내 사무실에 둘 생각이다. 수업 때 꼭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질문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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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한테 암에 걸린 사실을 알리지 말아 줄래요?

환자가 상담 도중 고백한 범죄를 알려야 할까?

사형수에게 심장을 이식받을 자격이 있을까?

재난 상황에서 의사 조력 자살을 용인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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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존엄함은 누구나 거의 같은 뜻으로 받아들이지만, 기꺼이 견디겠다는 삶의 최저 질은 사람마다 무척 다르다."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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