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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May 13. 2021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해.

Feat.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오랜만에 힐링 에세이를 읽었다. 상상출판에서 나온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은 저자 <삼각 커피>가 쓰고 그린 에세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 힐링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바로 지금이 그 <때>이고 이 책은 이 시간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선물 같은 존재가 아닐 리 없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책 표지가 길게 늘어나 책갈피로 쓸 수 있게끔 디자인이 되어있는데, 거기에 써진 "이제 내 행복은 오직 나를 위한 행복이고 싶다"라는 말이 참 와 닿는다. <과거가 될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향해 던지는 응원 메시지>라는 말마저 낭만적이고.

뿐만 아니라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따스한 색감이 어우러져 책을 읽는 내내 내 눈이 호강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다. 정말 맘에 드는 일러스트가 세 점이 있었는데 마음 같아서는 그 부분을 오려서 책상 앞에 붙여두고 매일 보고 싶다. 그 정도로 그림이 예쁘다는 뜻이다. (이 귀한 책을 절대 훼손시킬 수는 없다!)


저자가 전달하는 마음 따뜻해지는 메시지 중, 요즘 내가 일을 하며 자주 생각하는 키워드 몇 가지와 겹치는 것들이 있었다: 시간, 미래, 과정, 그리고 주어진 일 감당해내기. 그래서 독서노트를 쓰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정리해 봤다.


"내 시간의 주도권은 내가 갖기로 했다." P.81

-말처럼 쉬우면 좋으련만, 절대 쉽지 않은 <내 시간의 주도권 내가 갖기>. 내 것이지만 온전히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마치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것 같은 너는 시간을 뜻하는 게 아닐까 싶다. 매일을 정신없이 일에 치여 살다 보면 내가 일인지 일이 나인지 정말 모를 때가 있다. 그때마다 다짐한다, 최대한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나의 시간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가차 없이 <쉼>을 택한다. 내가 내 시간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면, 잘 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힘이 들면 다 감당하지 않아도 괜찮아. 비가 오면 가방에 넣어 둔 작은 우산을 펼치면 돼. 비를 피해 처마 밑에 들어가 숨을 돌리고 비가 그치길 기다려도 괜찮아." P.290

-가끔 많은 수업을 하다 보면 내가 감당하기가 힘들어질 때가 있다. 2021년의 4월이 그랬다. AP 과목들을 맡아 미국, 한국에 있는 학생들을 같이 관리하다 보니 이른 아침, 늦은 밤 할 것 없이 수업이 계속되었다. 대학 레벨의 역사와 심리학을 가르치기 위해 수업 준비를 몇 시간씩 하다 보면 벌써 새벽이 되어있는 매직을 한 달 내내 경험하고 나니 감당하기 힘든 일을 헤쳐 나간다는 것은 굉장히 고독한 나와의 싸움이었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그 높은 산을 넘고 나니 드는 생각은, 앞으로 정말 못할 게 없겠구나 하는 독한 마음뿐.


힘들 땐 다 감당하지 않아도 괜찮다. 잠시 비를 피한 뒤, 계속 걸어가면 되니까.


-

이 책은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리기보다는 매일매일 조금씩 읽는 것을 추천한다. 원래 힐링이라는 것은 한꺼번에 쏟아붓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느끼는 것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색감, 일러스트,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글, 이 세 가지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내 일상에 작은 선물로 와줬던 것처럼,  당신의 일상 속에도 작은 힐링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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