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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Oct 19. 2021

나는 아직도 목마르다.

Feat. 욕구들.

캐럴라인 냅. <명랑의 은둔자>를 통해 처음 만났던 작가. 그의 글을 읽고 그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북하우스에서 <욕구들: 여성은 왜 원하는가>를 보내주셨고, 나는 목차를 보자마자 이 책은 내가 꼭 읽고 쓰고 사유해야 하는 책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욕심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한마디로 욕구가 그득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의 제목과 부제에서부터 멋짐이 흘러내린다고 생각한다. 


책은 총 6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 케이크 더하기, 자존감 빼기: 불안, 그리고 욕망의 수학

2장: 어머니와의 관계: 허기, 그리고 자유의 대가

3장: 내 배가 싫어, 내 허벅지가 싫어: 육체 혐오, 그리고 억제에 대한 학습된 포용

4장: 브라 태우기에서 폭풍 쇼핑으로: 욕구와 시대정신 

5장: 목소리가 된 몸: 슬픔의 감춰진 무언극 

6장: 희망을 향해 헤엄치기: 신념, 행위 주체성, 그리고 만족을 향한 손 내민 


"무엇이든 당신을 몸과, 자신과, 다른 여자들과 연결하는 것은 당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무엇이든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우리의 빈 곳을 채울 수도 있을 것이다." P.311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글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들이 이 책에 다 담겨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쩜 여성의 욕구를 이렇게 세세하게 분석했는지!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여성의 육체, 욕구, 신념 등 사회적으로 <금기> 시 되는 것들에 대해 속 시원하게 글로 써준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당장 나의 브런치에 있는 글만 봐도 내가 <자아실현의 욕구>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을 거다. 나는 늘 성공에 목말라있고, 더 높은 곳에 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으며,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또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어슬렁거린다. 이는 나의 성격이고, 아이덴티티이며,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하는데 나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나처럼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하도 많이 들어서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나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높은 사람이기에 이런 삶을 즐기는 것일 뿐, 이렇게 산다고 해서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 기회를 빌어 말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욕구가 있다. 예뻐 보이고 싶은 욕구, 건강해지고 싶은 욕구,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구, 똑똑해지고 싶은 욕구, 나 답게 살고 싶은 욕구, 자유를 더 만끽하고 싶은 욕구. 내가 이렇게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여기저기 일을 벌이고 다니는 것 역시 나의 자아실현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인 것이다. 


-

나는 나의 욕구에 대해 좀 더 솔직하고 싶다. 숨길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나는 나의 욕구를 맘껏 펼치라고 배웠고, 내가 이렇게 나의 욕구에 대해 세상 만천하에 떠벌리는 것이 잘못되었다며 나를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나의 당당함을 지지하고 너라면 할 수 있다며 박수를 쳐줬으면 쳐줬지. 


이는 내가 잘나서가 아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내가 바라보는 이상을 함께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천운을 타고난 것이라 칭하겠다. 자신의 욕구에 대해 손가락질받고 비난받는 여성들이 내 주변에 더 많았으면 더 많았지 적진 않을 거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욕구를 내비쳤을 때 그들을 대체적으로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반드시 멈춰야 한다. 


누구에게나 욕구는 있는 법. 


My life, my choice. 그것에 대해, 나의 삶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걱정을 가장한 무례한 메시지를 끼얹는 결례는 멈출 때가 되었다. 아니, 진즉에 멈춰졌어야 했다. 


-

이 책은 책 제목 그대로 여성의 욕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때론 작가가 너무 솔직해서 그 솔직함에 소스라치게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세상 모든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욕구이고, 캐롤라인 냅의 거침없는 질주가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느껴졌거나 아직도 놀랍게 느껴진다면 이는 여성의 욕구가 그만큼 짓밟히고 금기시되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니. 


"사람이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충족시킬 만큼, 세상에서 기쁨을 누리고 살아 있음을 마음껏 즐길 만큼 그 사람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 안에 진정한 성배가, 한 여자의 갈망의 핵심이 들어 있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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