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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Mar 09. 2020

어원의 중요성

Feat. Etymology

영어공부를 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단연 '단어 외우기' 일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특히 2016년에 개정되기 전인 'Old SAT'를 치고 대학을 간 나로선, Reading Section 앞에 있는 5-6 개의 단어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내가 가져온 샘플이 그나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봤을 법한 단어들이기에 망정이지, 가끔은 정말 쓸모없는 단어들이 나올 때도 있었다. 내가 평생 볼까 말까 한 단어들 말이다. 


10년이 지났는데도 시험에 나왔던 단어 중에 잊히지 않는 단어가 있다.


a·vun·cu·lar| əvʌ́ŋkjulər | 형용사: 아저씨(uncle)의 [같은]; 
(아저씨처럼) 자애로운 ▸ an avuncula rexpression on his face 그의 자애로운 표정.


    

이걸 외우면서도 도대체 내가 "uncle 같은"이라는 단어를 왜 외워야 했는지 이해가 안 갔다. 장담하건대, 앞으로 최소 10년은 이 단어를 볼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내가 읽은 책에서나 avuncular이라는 단어는 나온 적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SAT 시험을 주관하는 College Board에서 2016년에 SAT를 개정하였고, 위의 문제와 같은 단어 문제는 싹 사라졌다. 대신, 주어진 text를 읽고 단어가 text 안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맞춰야 하는 "vocabulary-in-context" 문제로 대체했다. 


나는 College Board의 이런 변화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사실 아이들에게 단어를 200-300개를 던져주고 외우라고 하는 건 영 내 스타일과는 맞지 않았다. 하루에 2-300개를 외울지언정, 하루가 지났을 때 아이들의 머릿속에 과연 몇 개나 남을까? 

지금의 나도 2-300개를 외우면 다음날 기억할 수 있는 단어수는 100개도 안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어원" (roots)을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어원은 Roots라고 하기도 하고 formally, "Etymology"라고 한다. 

et·y·mol·o·gy| ètəmɑ́ləʤi┃-mɔ́l- | 명사(『복수』 -gies)
1. [불] 어원 연구, 어원학.
2. 어원, 말의 유래; 어원 설명, 어원적 의미.


어원을 공부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영어의 특성에 있다.


영어라는 언어 자체가 다른 언어로부터 파생된 단어들이 모인 언어인지라, 단어의 어원을 공부하면 영어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등 다양한 언어들이 만나 탄생한 영어. 그렇기에 어원 공부는 필수 아닌 필수다. 


**여기서 잠깐. 

어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다 보니 파닉스의 중요성 역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phonics (n.) 1680s, "science of sound, " from Greek phone "sound, " from PIE root *bha- (2) "to speak, tell, say" + -ics. As a method of teaching reading it is first attested 1908, though the system dates from 1844.

Phonics의 "Phon" = Sound 


그래서 "소리를" 공부하는 것이 Phonics인데, 파닉스가 비단 소리만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prefix (접두사) 그리고 suffix (접미사)까지 같이 공부를 한다. 그래서 파닉스를 기초부터 탄탄히 공부한 사람들은 어원 역시 자연스레 접하게 되고, 어원의 중요성까지 같이 공부할 수 있다. 


어원을 공부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Roots를 공부하면, 단어들을 자연스레 그룹 지어서 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시험대비를 위해서 단어를 외울 때, 단어장을 보고 외우게 되는데, 단어장에 있는 단어들은 '빈도수'에 따라서 정리가 되어있다. 따라서,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이 좁은 리스트에서 마구마구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험 대비를 위해서는 빈도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외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관없는 단어들을 뭉탱이로 외우는 것은 고역이 아닐 리 없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단어 공부를 하시는 분들께는, 어원으로 단어 공부를 시작하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어원으로 그룹 지어진 단어들을 외우면 훨씬 더 간편하고, 단어들이 가진 뜻들이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단, 단어 뜻들이 너무 비슷하고 단어의 생김새 역시 비슷해서 헷갈린다는 부작용도 있으니 주의바람.


Acri: bitter


"Acri"는 bitter, 쓰다는 뜻이다. 


"Acri"가 들어간 단어들을 보면:

acrid: (맛, 냄새가) 찌르는듯한 

acrimony: 매서움, 신랄함 

acridity: 쓴맛, 강렬함 


생김새도 비슷, 뜻도 비슷. 

하지만 여기서 기억하고 계셔야 할 것은 "acri = bitter" 공식이다. 

그래서 나중에 "acri"가 들어간 단어가 보인다면, "쓰다"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마지막으로, 다양한 roots가 합쳐져서 생긴 단어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기본적인 어원들을 쭉 공부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단어를 자연스레 습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늘 헷갈려하는 atheist vs. agnostic 


atheist (n.)  godless, ungodly, " from a- "without" (see a- (3)) + theos "a god" 

a = without 

theos = god 

atheist = without god (신은 없다) = 무신론자 

atheist: a person who disbelieves or lacksbelief in the existenceof God or gods: he isa committed atheist.

Atheist는 신 자체가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vs.



agnostic (n.) Greek agnostos "unknown, unknowable, " from a- "not" (see a- (3)) + gnōstos "(to be) known, " from PIE root *gno- "to know." 

a = not 

gnostos = knowing 

agnostic = not knowing (모른다) = 불가지론자 


agnostic: a person who believes that nothing is known or can be known of the existence or nature of God or of anything beyond material phenomena; a person who claims neither faith nor disbelief in God.

Agnostic 은 신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확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즉, atheist는 신의 존재 여부 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이고, agnostic 은 신의 존재 여부를 안 믿는다기 보다는, 인간은 신의 영역을 절대 알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agnostic theism에서는, 신의 존재함은 믿으나, 그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하고 있다. 


Q. 이렇게 좋은 어원! 어떻게 공부하면 될까요, 예슬 선생님? 



어원 공부하기 좋은 책과 웹사이트를 소개해드리려 한다. 



1) Online Etymology Dictionary 

https://www.etymonline.com/

-내가 책을 읽을 때나, 수업 준비를 할 때,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는 두 가지가 사전과 어원사전이다. 여기에다가 단어를 쓰면, 이 단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어원과 어원이 만나 이 단어를 만든 건지, 등등 배울 수 있고, 아주 가끔! 단어가 탄생하게 된 계기에 대한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다. 


-구글 크롬 쓰시는 분들은 Extension 설치하시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Greek Latin Roots Workbook

3) Prefixes and Suffixes

4) Vocabulary Packets: Greek and Latin Roots 

이 책 3권은 내가 Roots 수업을 했을 때 참고했던 책들이다.  5-12학년 학생들용으로 나온 책이라 기본적인 것들부터 어드밴스까지 커버한다. 




5) Word Roots 

이 시리즈는 사실 Roots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지만, 레벨이 너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아마존에서도 5 Starts가 63%지만, 1 Star 역시 16%로, 낮은 수치는 아니다. 대부분의 리뷰를 보면 Level 5 (5학년)를 5학년 학생에게 시켰는데 너무 어려워했다는 후기가 대다수다. 그래서 roots를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어느 정도 어원을 공부했고, 영어 단어의 기본기가 탄탄한 분들은 시작해보셔도 좋을 시리즈이다. 


막막하기만 한 영어 공부, 어원을 곁들여서 해본다면 반드시 승산이 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시고, 오늘도 파이팅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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