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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Feb 11. 2020

파닉스, 왜 배워야 하나?

feat. 발음과 소리

나는 미국에 13살 때 처음으로 갔고 그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엄연한 1.5세이다. 영어가 한국어보다는 더 편하지만, 그래도 모국어는 한국어이고, 영어가 정말 죽을 만큼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영어는 지금도 어렵다.) 내가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쓰기 시작한 게 아니라, 6학년 때부터 영어를 쓰기 시작하다 보니, 지금처럼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는데, 가장 후회가 남는 부분이 바로 "파닉스" 코스를 제대로 밟아보지 못했다는 거다.


미국은 보통 파닉스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가르친다. 그리고 커리큘럼에 따라 파닉스를 7-8학년까지도 하는 학교가 있고, 대부분은 5학년 (초등생)까지 하고 파닉스는 끝이 난다. 아쉽게도 내가 다니던 학교는 초등생까지만 파닉스를 가르쳤고, 미국 기준으로 6학년, 즉 중학생이었던 나는 파닉스를 배울 수 없었다.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5년 동안 파닉스를 "의무화" 시킨 미국, 왜 그랬을까? In other words, 파닉스는 왜 중요한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봤다. 



1) 올바른 읽기 그리고 소리 알기

내가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영어 선생님께서는 [Popcorn Reading]을 좋아하셨다. (팝콘 리딩은, 어떤 한 학생이 자기가 원하는 만큼 읽고, 다른 사람을 랜덤으로 지목해서 읽으라고 시키는 것이다.) 영어수업 특성상 책을 읽어야 하므로 모든 학생들이 돌아가며 소리를 내어 책을 같이 읽곤 했는데, 나는 그 시간이 정말 싫었다. 내가 읽지 못하는 단어가 많기도 했고, 내 발음, 억양 이런 것들이 여간 신경이 쓰여야 말이다. 내가 본래 성격은 위축당하지 않고 평소에 말도 많이 하는데, 영어시간만 되면 그렇게 작아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나를 답답해하는 대신, 나의 6학년 영어 선생님께서는 내가 단어를 못 읽어낼 때마다, 파닉스를 이용하여 어떻게 읽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셨고,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인해 나의 읽기 실력은 쭉쭉 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얻은 자신감은, 물론 덤이다.



그렇다면, 파닉스를 알게 되면 왜 읽기 실력이 늘까? 


알파벳이 만나면 나는 "소리"를 배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는 예외적인 규칙까지 다 배우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파닉스를 찬찬히 잡아서 배운 친구들은 소위 말하는 읽기 어려운 "논문"도 "소리를 내서 읽어낼 수" 있다. 내용은 당연히 이해를 못하겠지만, 소리는 다 낼 줄 안 다는 거다. 영어를 구 사하다 보면 소리를 낼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이다. 따라서, 파닉스를 기초부터 잘 잡는 것은 올바른 소리를 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스텝이다. 


쉽게 말해서, 파닉스를 정말 제대로 알면, 


Wingardium Leviosa (해리포터)
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ous (메리포 핀즈) 


이런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주문들도 다 "올바르게" 읽어낼 수 있다. 


2) F/P & R/L 

우리가 가장 어려워하는 사운드가 바로 F/P 사운드의 차이, 그리고 R/L 사운드의 차이이다. 영어라는 언어가 소리의 언어이기 때문에 사운드의 차이를 모르면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둘의 차이를 잘 알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발음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보다는, "차이"를 알고 응용할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corn (콘)
cone (콘) 


pull (풀)
full (풀) 


이런 페어의 단어들은 사운드가 엄연히 다른 단어들이다. 따라서 한글로 소리를 쓸 때는 똑같이 쓰지만, 사운드가 다르기 때문에 소리를 잘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생기기 쉽다. 



가끔 학부모님들을 상담하다 보면, 파닉스보다는 독해 위주로 수업을 요청하실 때가 많다. 내신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독해, 단어, 영작이 파닉스보다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닉스라는 기본기가 없이 그 위에 계속해서 탑을 쌓아가면 언젠가는 무너지게 되어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나의 영어실력에 한계를 느끼고, 파닉스를 공부하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나는 늘 파닉스를 병행해서 잡아가는 커리큘럼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알파벳과 알파벳이 만나 내는 소리를 처음부터 배운다는 것, 상당한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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