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K-Food show, 맛의 나라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자면 수많은 수식어들이 들러붙는다. 내가 좋아하는 게 많아서이기도 하고, 욕심이 많아서이기도 하고. 여하튼 이번생엔 미니멀이라는 단어와는 도통 연이 없을 정도로 내 주변엔 그저 뭔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억만 겹의 껍질을 벗기고, 또 벗겨냈을 때 남는 키워들 중에 하나가 바로 <영상> 아닐까 싶다.
2015년에는 <1일 1 영화>를 몸소 실천했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고, 다큐를 사랑한다. 콘텐츠 소비자가 되지 말고 메이커가 되자고 매일 다짐하지만, 영화든, 다큐든 뭐든 간에 내가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다면 다 좋다. 그래서 수업 중간에 시간이 날 때마다 나는 <넷플릭스>를 트는데, 요즘 푹 빠져있는 시리즈가 바로 KBS의 K-Food Show, <맛의 나라>다.
<맛의 나라>는 <김치의 나라>, <국물의 나라>, 그리고 <반찬의 나라>까지 다양한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데, 나는 모든 시리즈를 다 봤을 정도로 이 방송을 사랑한다.
인생 반 이상을 해외에서 살았기에 나의 나라의 문화에 대해 더 배우고 싶은 욕심도 있고, 수만 가지 음식을 갖고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도대체 뭔 놈의 나라에 이렇게 맛있는 게 몰빵(?)되어있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다채로운 식재료들을 보고 있으면 이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난 게 정말 행운이다 싶기도 해서, 이 프로그램은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아진다.
또한, 보는 내내 나의 두 눈과 혀가 호강하기도 하지만, 애초에 내가 이런 다큐를 보는 이유 중에 하나인 <영감 얻기>까지 충족시켜 주는 프로그램이기에 이 프로그램을 안 볼 이유는 애초에 없었던 것이다.
오늘 내가 소비한 영상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 역시 <반찬의 나라>에서 나왔는데, 이는 바로 오늘 포스팅의 제목이기도 하다.
젓갈은 내가 담지만, 익히는 건 세월과 햇빛, 그리고 바람이더라고요
통영 향토음식을 연구하고 계신 이상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무슨 연유에선지, 이 말이 내 마음에 오랜 잔상으로 남았다. 세월과 햇빛, 그리고 바람이라는 단어 세 개가 만나 비로소 젓갈을 익힌다는 그 말이 그냥 좋았다. 뭔가 오랜 시간 동안 진심을 담아 K-food를 연구해 온 분께서 말씀을 하시니 뭉클하기도 하고. 요즘 들어서 오랫동안 한 분야를 진득하게 공부한 전문가분들을 더더욱 리스펙트 하게 되기도 했고. 그래서 오늘은 <반찬의 나라>를 보면서 누군가의 삶을 봤고, 내 삶을 돌아봤고, 나의 나라를 봤다. 그렇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프로그램이고, 더 열정으로 봐야지.
넷플릭스 다큐 추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