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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May 18. 2020

다동력

Feat. Essentialism 

며칠 전에 이런 포스팅을 했었다. 


https://brunch.co.kr/@hwangyeiseul/72




우선순위를 지켜야겠다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지만, 정말 본질에 집중해야겠다고. 

그런데 나에게 "다동력"이라는 책이 왔고, 제목만 먼저 봤을 때는,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는 건가? 그렇다면 내가 며칠 전에 읽은 우선순위를 지키기로 했던 그 약속은 무너지는 것인가?" 하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다동력은 대량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기술이 아님을 깨달았다. 


다동력은 생명이 다할 때까지 1초도 낭비하지 않고
인생을 즐기기 위한 삶의 방식이다. 
In fact, JUST DO IT!



    

1) 곱셈 효과 

P.6 이유 생각 않고 몰두하다 보면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곱셈 효과를 일으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발상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나는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을 믿는다. 내가 삶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 좋았던 나쁘던, 나중의 나에게 정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면하더라도 절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내가 실수를 해서 혼날 때, 그때 당시에는 물론 기분이 나쁘지만 나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그로부터 늘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패를 오히려 경험으로 생각하고 배우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이 곱셈 효과 파트를 읽고 기억난 일화는 "방탈출"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원래 하나에 꽂히면 정말 질릴 정도로 그것에 몰두한다. 먹는 것도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 음료가 나오면 나는 그 음료가 질릴 때까지 먹는다. 예를 들면 커피빈의 딸기 라테가 그랬다. 이제 딸기 라테가 단종이 되어서 흑임자 라테가 나왔는데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벌써 한 6잔은 마신 것 같다. 먹어도 먹어도 안 질린다. 


그 정도로 하나에 몰두하면 굉장히 집중하는 편인데, 한때 "방탈출"에 어마어마하게 빠졌을 때가 있다. 방탈출을 하다가 그 좋아하는 "강동호"를 못 봤던 적도 있다. 동호가 어떤 팬의 전시회에 나타났는데 (내가 그 전시회를 1시간 전엔가 다녀갔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방탈출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나와서 핸드폰을 확인해봤더니 동호 팬 언니들로부터 문자와 카톡과 전화가 수십 통이 와있었다. 동호 지금 전시회에 와있는데 너는 지금 어딨냐며. 그래서 나는 열심히 방을 탈출하고 있었다 그랬더니 다들 뒤집어졌던 일이 있을 정도다. 그렇게 방탈출을 좋아했고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까지도 방탈출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한 지 꽤 되었다. 


사실 방탈출을 좋아한다고 해서, 푹 빠져서 한다고 해서, 내 인생에서 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겠지만. 


엊그제 학생이 "온라인 방탈출 만들기"를 과제로 받아왔다. 그것도 점수가 엄청 큰 프로젝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면서도 너무 웃긴데, 하필 학생은 방탈출을 한 번밖에 안 해봤단다. 그래서 나는 너무 기쁜 마음으로 (학생 과제를 도와주는데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도와줬다. 나의 방탈출 vibe로 성심성의껏 테마 세팅부터 시작해서 아이디어를 많이 공유해줬고, 열변을 토하는 나를 보며 학생은 "이 선생님은 뭐하는 선생님일까"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절대로 잊지 못할 눈빛이다. 


어쨌든 결론은.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모든 일들, 버릴 것 없다. 
그러니 노는 것도 열심히 하시고
좋아하는 것이 생긴다면 열정적으로 임하시라.
언젠가는 써먹을 때가 온다. 

나의 방탈출 경험이 학생에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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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충대충 

P.50 '모든 업무에서 100점을 받아야 해, '라고 자신을 몰아붙이면 금방 지쳐 버려 대량의 아웃풋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이따금은 '대충대충'해야 방대한 일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수 있다. 
P.52 지향해야 할 것은 '완벽'이 아니라 '완료'다. 
P. 55 준비에 시간 들이는 것 = 낭비. 바로 실행하자. 
준비가 부족하다고 제자리걸음만 해서는 평생 가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당장 시작하자.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완벽주의"에 가깝게 일을 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완벽하게 해도 계획이 갑자기 수정이 되거나, 학생의 성향에 따라 수업방식이나 커리큘럼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그때부터 롱런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 완벽보다는 일을 완결시키는 데에 집중해왔다. 그리고 이 점을 일찍 깨달았음에 감사하다. 내가 만약 고집을 부려서 쭉 완벽을 추구했더라면, 나는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양한 방면에 나의 손길이 닿을 정도로의 여유가 없었을 테니. 


내가 SAT/ACT/AP/TOEFL/IELTS/논문 등 다양한 범위를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이 된 이유도 다 여기에서 오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평소에 겁도 많고 의심도 많지만 일적인 면에서는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지언정 거절한 적은 거의 없다. 일단 해보자 주의. 그만큼 내가 배우고 공부하면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일단 손을 댄 일은 무조건 완료시킬 것.
준비한다고 너무 시간을 끌지 말 것.
먼저 부딪혀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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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싫증 노트 

이건 정말 처음 보는 신개념이었다! 작가는 싫증 노트를 적어보라고 한다. 

싫증 노트란 내가 여태까지 열정적으로 하다가 멈춘 것들을 적는 노트이다. 

싫증 노트는 곧 성장 노트다. 1년 후에 몇 권으로 불어났는지 확인하자. 


나는 싫증을 정말 잘 느끼는 편인데 싫증을 느끼는 이유는 그만큼 내가 열정적으로 빠져봤기 때문에 느끼는 거라고 한다. 맞는 것 같다. 내가 싫증을 느낀 모든 것을 보면 내가 그것에 집중했을 때만큼은 세상에 그것만 보일 정도로 집중한다. 그래서인지 확 타올랐다가 확 식는다. 


지금 생각나는 것만 해도 수십 개. 싫증 노트를 잘 적어봐야겠다. 

(여기서 드는 생각: 그런데 강동호는 왜 이렇게 좋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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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생은 세 살 배기 아이처럼

P. 176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제쳐놓고 일단 손을 들자. 처음에는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한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노화는 나이를 먹었을 때가 아닌,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는 순간 시작된다. 
P.181 미지의 자극과 계속해서 접촉하면 세 살 배기 아이와 같은 '다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세 살배기 아이처럼 매일 무언가를 발견하고, 흥미를 느끼는 것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삶을 살고 있는가? 


사실 내가 영어 단어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스스로 "9년 차 영어강사" 매너리즘에 빠지기 일보직전이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가르쳐도 다 똑같고, 공부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그냥 다 아는 것 같고. 그래서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노력을 하지 않을 것 같고 다 내려놓을 것만 같아서 30일 동안 단어 공부를 해보자 싶어서 도전하게 되었다. 


솔직히 하루 종일 수업하고 집에 와서 단어 공부를 하고 또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단어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이 많다.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던 단어들은 사실상 내가 완벽하게 알고 있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단어 공부를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했지만 생각보다 내가 모르는 단어들은 아직도 '많다는 것.' 그래서 요즘 단어 공부를 의식적으로 해나가면서 정말 세 살 배기 아이처럼 매일매일 무언가를 발견하는 느낌이다. 흥미롭다. 머릿속이 가득한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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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거지근성은 OUT

P.184 왜 다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든 활용하자는 발상을 하는 것일까? 그런 거지근성이 있으면 결국은 손해를 보고 만다. 
Ex)  
~를 하고 싶다 >>> ~가 필요하다 (O)
~를 가지고 있다 >>> ~를 하지 않으면 아깝다 (X)
P.186 손에 든 카드를 활용하려고 고민하지 말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한 다음 필요한 카드를 모으자! 그러면 가속도가 붙어서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이 챕터에서 뼈를 심하게 맞았다. 

나 역시도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만 고민했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한 후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한 적은 많이 없는 것 같아서. 뭐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그것을 위해서 열심히 달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지금으로써는 딱히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없는데 (마음이 크게 동하는 건 없다는 뜻) "그냥" 하고 싶은 것들을 잘 들여다보고 해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 도전을 해봐야겠다. 예를 들면 중국어라던가, 드럼이라던가. 


경험하지 못한 일정을 채워 넣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풍경을 즐기자. 

나의 보물지도에도 썼었던 경험이 있지만, 정말 '두바이'라는 곳에 가보고 싶다. 가서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풍경을 즐기고 싶다. 코로나가 일단 끝나야겠지만, 두바이는 정말, 얼른, 어서, 빨리 가보고 싶다. 




오늘 하루 종일 '다동력'에 몰두해서 읽은 결과,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그것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 그리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현재에 안주하며 새로운 것을 탐색할 생각을 못하고 있지는 않았나, 나의 애티튜드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동력'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책 추천해주신 BK 님께도 무한감사를!




실천해야 한다. 실패해서 넘어지더라도 다시. 
무릎이 까지고 상처투성이가 되더라도 아이처럼 매일 무언가에 몰두하자. 
이것저것 생각할 여유가 있다면 지금 당장 실천하기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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