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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여울 Sep 14. 2021

'브런치 나우'가 더 소중해졌다

브런치 메인에 글이 올라간 후에 든 생각


지난주 금요일 일곱 번째 쓴 글 ‘미역국이 먹고 싶었는데’가 브런치 메인에 올라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너무 놀랐다. 남편과 장 보러 갔다가 알림이 오는 소리에 확인해 보니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라는 브런치에서 온 메시지가 있었다. 순간 몸이 얼어붙는 듯 느껴지고 가슴이 쿵쾅쿵쾅거렸다. ‘이게 무슨 일이지?’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브런치 메인을 보니 내 글이 올라와 있는 것이었다. 이제 브런치에 글쓰기 시작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고 일곱 번째 쓴 글인데 브런치 메인에 올라간 게 믿어지지 않았다.     


글을 발행하기 전 ‘미역국이 먹고 싶었는데’를 쓰며 나는 옛 생각에 눈물을 훔쳤다. 가슴 한 편에 애써 꾹꾹 넣어 둔 그 안쓰러웠던 나를 꺼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다. 글을 맺고 나니 김창옥 님의 강연에서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라는 말이 생각났고 나도 나에게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 하며 다독여주었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일을 "너 진짜 힘들었지?"하고 위로받지 못했던 일을 일부러 끄집어내서 다시 써 보고 나니 이젠 진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메인에 올라간 후 조회수는 며칠에 걸쳐 점점 늘어갔다. 처음에는 너무 기뻐서 브런치 메인 글들을 새로 고침 해 가면서 내 글을 찾아 스크린샷도 해 두고 내 글이 올라오면 너무 좋아서 설렜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나니 오히려 브런치 나우가 정말 소중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글을 막 쓰기 시작해서 내 글을 보러 와 주시는 분이 많지 않다. 그래서 구독자 한 분이 늘 때마다 너무 감사하다. ‘내 글이 정말 구독할 만큼 가치가 있는 걸까?’ 반문해 보고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겠다고 또 다짐한다. 어떤 날은 조회수가 0일 때도 있었다. 그날을 계기로 나는 더 이상 통계를 보지 않는다. 조회수 마음을 두지 말고 내가 글을 쓰고 발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하기로 했다. 브런치 메인에 한번 글이 올라가 보니 나는 오히려 브런치 나우에 잠시 올라온 내 글을 봐주시고 라이킷을 해 주신 작가님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나우에 내 글이 노출되는 시간은 아주 짧다. 그래도 내 글을 어찌 찾아오셨는지 꼬박꼬박 읽어 주시는 작가님들이 계시다. 그분들의 글을 읽을 때면 내 글이 한없이 작아진다. 어쩌면 저리 깊은 사유와 사색을 하시는지, 어쩌면 글을 저리도 맛깔나게 쓰시는지. 얕은 지식이 아니라 진정 작가님들의 깊숙한 내면에서 올라오는 울림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브런치 메인에서 내 글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 브런치 나우에 올라오는 작가님들의 글을 놓치지 않으려 중간중간 시간을 내어 읽는다. 글을 읽다 보면 여러 이유로 많이 힘들어하는 작가님들이 계시다. 힘내시라고 조용히 라이킷만 해 드리고 나온다. 며칠 뒤에 또 들어가 본다. '이제 좀 괜찮아지셨나.' 마음이 계속 쓰인다. 브런치 나우엔 보석처럼 빛나는 글들이 가득하다. 마음이 촉촉해지는 따뜻한 글이 넘치고 배울 게 많은 작가님들의 글이 소중하게 담겨 있다. 브런치 나우에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내 글을 읽어주시는 작가님들께 감사하다. 수많은 글 중에 순간의 만남과 관심으로만 읽히게 되는 내 글을 읽어 주시는 작가님들과 독자분들께 감사하다.

    




* 끝으로 제 부족한 글을 메인에 올려주신 브런치 편집자님께 그리고 제 글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작가님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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