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조, 일본
기다림은 삶의 도처에 머물러있다. 집에 가는 기차를 향한 기다림. 동전을 넣어주기만을 바라는 자판기의 기다림. 순간을 찍기 위한 카메라의 기다림. 기다림은 기대감을 안고 있다. 아마도 집에 있을 따뜻한 저녁식사에 대한 기대감. "얼마가 들어있을까?' 하며 자판기 문을 따는 주인아저씨의 기대감. 더 나은 장면을 건질 것이라는 시선이 갖는 기대감. 사무엘 베케트는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인간의 삶을 기다림으로 정의했다. 그 기다림은 실체가 없다.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인간의 부조리함을 말한다. 그러나 그 부조리함은 삶을 지탱하는 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한번 더 부조리하다.
기대감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나온다. 단어에 이미 기다림이라는 뜻이 있다. 기다리다라는 단어는 '어떤 사람이나 때가 오기를 바라다'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단어에 기대라는 의미가 내포해있다. 두 단어는 얽혀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 무엇이 먼저인지 알지 못한다. 기대감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기다리기 때문에 기대감이 드는 것인지. 그 속에서 살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