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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Sep 25. 2021

한국 토박이, 미국 유학을 가다

미국 땅을 밟아보고 느낀 점

나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말인즉슨 20 내내 한국에서 살아왔다는 소리다. 20 동안 외국인과 대화해본 적은 원어민 강사와 수업을 했을 때뿐이었다. 애초에 미국 유학은  계획에는 없던 일이었다. 왜냐하면 학창 시절에 나는 영어 공부를 가장 싫어했다. 수능이 끝나고 나는 영어를 다시는 쓰지 않으리라 다짐까지 했었다. 그렇다고 미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미국 드라마를 그때까지 살면서  번도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미국 유학길을 밟았다. 이 이야기는 미국에 대해 전혀 몰랐던 20살의 내가 새로운 일들을 겪으면서 점차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2015년 11월 29일, 내가 향한 곳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도시 근처에 있는 버클리 (Berkeley)였다. 정확히는 버클리 근처에 있는 알바니(Albany) 살았지만 버클리에서 대학교를 다녔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풍경

버클리로 간 이유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중 하나인

UC Berkeley를 가기 위해서 일부러 그 근처로 주거지를 잡았다. 나는 그곳으로 편입을 할 계획이었고, 편입을 하기 전에 나는 버클리에 있는 커뮤니티 컬리지(Community College)를 다니기로 했다. 커뮤니티 컬리지는 쉽게 말해 2년제 대학교이고 4년제 대학교로의 편입 시스템이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다.


나는 알바니에 있는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하숙집에 들어가 살 계획이었다. 그 하숙집에는 모두 한국인들이 살고 있었고 내 미국 생활 적응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내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정말 고맙게도 한국인 부부는 차를 끌고 나를 픽업해 주러 오셨다. 그렇게 나의 기나긴 유학생활은 시작되었다.

샌프란시스코 길거리

그렇게 미국에 도착하고 한 달간 나는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한국을 벗어나서 외국에서 산 적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신기했다. 한 달을 돌아다니면서 나는 많은 것을 느꼈는데,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미국은 한국, 특히 서울처럼 대중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다. 나는 평생을 서울에서 살았기에, 나의 모든 기준은 서울이었고 대중교통도 그만큼 잘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게다가 미국은 세계에서 제일 선진국인 국가이다. 그래서 기대가 더 컸었다. 하지만 실상을 보니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는 베이 에어리어(Bay Area)라는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Bay Area 전 지역에는 바트(Bart)라는 교통수단이 있다. 쉽게 말해 한국의 지하철이다. 하지만 바트는 한국의 지하철보다 훨씬 낙후되어 있다. 일단 어디를 오고 갈 때 소음이 너무 심했다. 너무 시끄러워 특정 구간은 상대방과 대화가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바트 역은 역마다 냄새도 너무 심했다. 노숙자가 워낙 많고 관리도 잘 안되다 보니 바트를 타고 싶지 않게 만드는 특유의 악취가 있다. 시설 관리 차원에서 바트는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두 번째는 노숙자가 너무 많았다. 나는 미국에 노숙자가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특히 버클리 길거리는 노숙자가 점령하고 있었다. 나는 미국이 그래도 한국만큼 깨끗할 줄 알았지만 전혀 정 반대였다. 많은 노숙자들 때문에 길거리는 지독한 냄새로 가득했다. 게다가 노숙자들은 가끔씩 행인을 위협했다. 정신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미국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세 번째로 놀란 이유는 역시 치안 때문이었다. 한국은 카페에 노트북을 두고 가거나 밤늦게까지 놀아도 안전하다. 하지만 미국은 아니다. 미국은 카페에 노트북을 두고 가면 누가 가져가기 일수고 밤늦게까지 놀면 강도의 위협이 있다. 다행히 유럽처럼 소매치기가 있지는 않았지만 강도사건은 꽤 있다고 들었었다. 그래서 내가 미국에서 살 때, 밤 10시 이후로는 밖에 안 나가려고 노력했다.



좋은 점은 도시들이 이뻤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답게 이쁘고 아름다운 고층 빌딩들이 많았다. 분위기가 한국의 모던한 분위기와는 달리

20세기 도시의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기자기한 골목길과 집들은

 “아 이게 미국이구나”

를 느끼게 했다. 버클리는 이쁜 건물들은 없지만 주변에 예쁜 자연환경들이 있었다. 미국에서 살 때 가끔씩 기분 풀러 하이킹을 자주 나갔었다. 공기도 좋고 뷰도 이뻐서 등산을 하는 맛이 있었다.

뭔가 영국의 애비로드(Abbey Road)와 비슷하다


미국의 사람들은 살갑고 정이 없는 한국과는 달리 모두 정이 많았다. 길거리에서 눈이 마주치면 서로 웃으면서 인사하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려고 노력한다. 자동차들은 길거리에서 무조건 보행자 우선이었다. 이 정도 거리면 먼저 지나가도 될 텐데 굳이 차를 세워서 보행자를 먼저 보낸다. 나는 이런 미국의 문화에 감동받았다. 한국은 너무 각박하고 바쁜 사회라 이런 정은 사라진 지 오래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었으면 하는 문화이다.


가족들을 모두 한국에 두고 홀몸으로 미국으로 온 나는 외로워할 틈도 없이 이렇게 미국의 문화에 적응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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