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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국행을 결심한 이유

새로운 도전

by Jin

나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다. 정확히는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였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노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고 어디 나서서 뭘 하는 것을 싫어했다. 결국 나의 학창 시절은 그저 그렇게 남들과 다르지 않게 보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문제가 생겼다. 내가 특출 난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성적도 평범하고 대외 경력은 하나도 없고, 결국 나는 대입의 쓴맛을 겪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슬프지 않았다. 대학교를 모두 떨어졌지만 ‘그게 뭐 어때서’라는 반응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자의적으로 한일이 별로 없었다. 부모님이 피아노 학원 가라니까, 태권도 학원 가라니까, 수학학원 가라니까 다닌 기억밖에 없다. 공부도 학교 선생님, 부모님이 해야 한다니까 한 기억밖에 없다. 모두가 다 좋은 대학교, 명문대만 가면 성공하고 행복해질 것이라 했다. 그렇게 어영부영 공부를 하고 대학교를 다 떨어진 후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 이제 뭘 해야 하지..? 재수를 준비해야 하나..’

그 타이밍에 아버지가 나에게 미국 유학을 제안했다.


사실 고등학교 2학년 때도 나에게 미국 유학을 제안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완강하게 거절했었다. 내가 좋은 대학교를 갈 줄 알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남들과는 다르지 않게 ‘평범’하게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아버지한테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 그 당시 아버지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었다. 그러곤 나한테 말했다.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려운 거야

남들 사는 것만큼 사려면 그런 마인드로는 안돼. 최대한 열심히 살아도 평범하게 못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그러니 너도 최대한 발버둥 쳐야 해.


아버지에게 미국 유학 제안을 받은 후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이렇게 리스크가 큰 결정을 내가 자의로

‘선택’ 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소극적이고 평범함만 추구해온 나는 결국 미국행을 결심했다. 내가 수능을 다시 준비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뭔가 나에게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살다가는 진짜 나중에 하나도 내세울 게 없는, 특출 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되겠구나를 느꼈다.


또 하나는 내가 내 인생의 길을 선택하면서 더 이상 수동적이 아닌 내 의지로 삶을 살고 싶었다. 나는 부모님이 나 대신 그려주고 있었던 도화지를 다시 되찾아 온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미국행은 나에게 삶의 활력을 다시 줄만한 도전이었다. 한국 입시에 지치고 삶의 활력을 잃어버린 나는 미국행이라는 큰 도전을 하면서 나의 인생에 과제를 하나 더 추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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