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Dec 19. 2021

미국 대학교의 오티

새로운 학교의 오티를 갈 때가 되었다. 솔직히 조금 기대를 했었다. 에이 그래도 나름 미국에서 이름 있는 학교인데 오티도 크게 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졌었다.


일단 학교 앞에 모이라니 갔었다. 로이스홀(Royce Hall)이라고 우리 학교에서 제일 크고 멋진 건물이 있다. 거기 앞으로 가니 나와 같은 편입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내 이름이 적혀진 임시 목걸이를 받고 학생증을 받았다. 내 이름과 얼굴이 박힌 학생증을 받으니 내가 이 학교의 일원이 된것이 실감이 났다.


사실 그 전까지는 실감이 안났다. 그냥 학교에 붙고돈만 냈을뿐, 내가 그 학교를 가보거나 관련된 일을 해보지 않았기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다.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닐때도 마찬가지였다. 2년 반동안 그 학교를 다녔지만, 학교가 작은 탓인가, 혹은 캠퍼스가 여러개인 탓인가, 그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편입에 성공해 가게 된 이 학교는 진정한 의미로 나의 첫 대학교라고 할 수 있었다.


학생증을 받고 난 후 첫번째로 한 일은 학교 투어였다. 이미 전날에 학교 투어를 해서 새로운 느낌은 없을줄 알았지만, 새롭게 보는 건물들이 많았다. 내가 공부하게 될 건물들까지 보고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우리팀의 리더는 우리를 이상한 분수대까지 데려다 줬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분수대는 물이 위로 솟는 분수대 아닌가. 하지만 이 분수대는 큰 구멍이 가운데에 뚫려있고 물이 아래로 흐르는 식이었다. 리더는 이곳에 흐르는 물을 만지면 일년동안은 학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여기는 행운이 학점을 잘 맞는 것이구나..’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후, 우리는 커다란 강당으로 모였다. 강당에서는 신규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같은 것들을 제공했다. 졸업하려면 몇학점이 필요한지,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 등등을 배워갔다.


커다란 강당에서 우리는 커다란 농구장으로 모였다. 듣기로는 우리 학교가 옛날에 농구를 겁나 잘했다고 한다. 지금은 나쁜편은 아니지만 옛날만큼은 못한다. 옛날의 영광이 남아 있기 때문인지 농구장은 겁나 컸다. 도무지 한 대학교의 농구장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거기서 사회자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나와서 우리의 입학을 축하해줬다. 나는 진심으로 즐거웠다.


그 다음은 수강신청 시간이었다. 한꺼번에 모든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수강신청을 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수강신청을 순차적으로 한다. 신입생,

편입생들은 오티에 참석하는 순서대로 수강신청을 했다. 오티는 6월 중순부터 2주간격으로 실시 됐으며 8월 말쯤이 마지막 오티 날짜 였던걸로 기억난다. 즉 6월 중순에 오티를 가면 제일 먼저 수강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제일 마지막 순서에 있는 오티를 갔기 때문에 남아있는 수업들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각 팀의 리더들이 우리들의 수강신청을 도와주었다. 리더들은 팀원들과 같은 학과로 배정이 되고, 때문에 진심어린 조언을 하면서 수강신청을 도와줄 수 있다. 나는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리더가 추천하는 수업들을 골라 들었었다. 그리고 졸업하려면 나중에 이러한 수업들을 들어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는데, 솔직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오티가 다 끝나고 나는 마지막으로 기념품 샵을 들렀다. 미국은 웬만큼 큰 학교들은 모두 기념품 샵이 있는 것 같았다. 가면 우리학교 이름이 박힌 여러 상품들을 판다. 학교 이름이 곧 브랜드 네임이 되는 것이다. 인형, 옷, 학용품, 컵 등등 물품들은 셀수없이 많다. 단점은 조금 비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 나는 여기서 후드티 몇벌을 사게 된다.


이렇게 오티는 끝이 났다. 솔직히 특별한 것이 없는 오티였다. 하지만 나한테는 특별했다. 인생 첫번째 오티였기 때문이었다. 한 학교에 소속감을 가져본 것도 처음이었도, 학교 생활이 기대가 되는것도 처음이었다. 이렇게 부푼 기대를 안고 나는 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 엘에이로 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