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편 (4)
다음날, 드디어 친구와 나와의 온전한 시간이 왔다. 뉴욕으로 와서 이틀 연속 친구의 지인, 내 지인을 만나니 온전히 둘이서 보낸 날이 없었다.
아침에 친구가 좋은 곳이 있다 해서 분주하게 나갔다. 그곳은 Marsha P. Johnson State Park라는 곳이었는데, 바다가 바로 앞에 있고, 먹을 것을 파는 트럭들이 한데 모여있었다. 우리는 거기서 아르헨티나식 바베큐를 먹었는데, 트럭에서 샀음에도 불구하고 불맛이 나서 상당히 먹을만했다. 뉴욕의 날씨는 맑았고, 푸른 바다와 건너편 보이는 도시와 어우러져 풍경이 이뻤다. 딱 SNS에 올리면 좋을만한 그런 곳이었다.
다음으론 Chelsea Market을 갔다. 이번에도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역시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으니 여행 다니기 너무 편했다. 나는 몰랐는데 뉴욕이나 보스턴 쪽이 굴로 유명한 지역이라고 했다. 뭔가 뉴욕 하면 피자, 햄버거를 많이 먹는 지역 이미지였는데, 굴을 먹는다 하니 좀 색달랐다. 첼시 마켓은 이름 그대로 먹을 것을 많이 파는 곳이다. 우리는 거기서 굴을 먹었을 뿐이고 아마 다른 맛집도 많을 것이다. 굴은 매우 싱싱했다. 바로 앞에 바다에서 건져 올렸는지, 지금 생각해도 다시 먹고 싶은 맛이다.
우리는 분주하게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나는 뉴욕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스파이더맨: 홈 커밍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뉴욕을 배경으로 찍은 영화였다. 마침 뉴욕에 Joe's Pizza라고 스파이더맨이 알바를 했던 피자가게가 있다고 해서 갔다. 구글 맵에 Joe's Pizza를 치니 몇 개가 나왔는데, 블로그 서치를 해서 최대한 원조라고 하는 곳을 갔다. 사람이 많았고, 줄을 이루고 있었다. 사실 Joe's Pizza의 피자가 특별하진 않았다. 맛은 그냥 오리지널 뉴욕 피자 맛, 다만 다른 점은 피자가 매우 컸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였냐면 거의 얼굴만 했다. 얼굴이 작은 사람과 비교하면 얼굴보다 더 클 수도 있겠다.
그다음으로 간 곳은 Roosevelt Island라는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갔었는데, 그곳에 Cornell University의 공과대학이 있다 해서 갔었다. 내 친구가 공대생이라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 사실 대학교 자체는 별 특별한 점이 없었고, 섬 자체는 생각보다 이뻤다. 뉴욕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섬이라 그런지, 바다를 끼고 사방에 뉴욕의 고층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공원처럼 한가로이 걸을 수 있게 잘 조성을 해 놓았고, 중간중간에 의자에서 쉴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조용하게 걸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뉴욕은 사람이 너무 많아 어딜 가든 시끄러운데 여기는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마지막은 Rockefeller Center의 Top of the Rock에서 마무리했다. 여기는 뉴욕의 야경을 보는 곳으로 유명하다. 가격은 40불 정도 했고, 무려 67층에 있는 전망대에서 뉴욕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예정보다 시간이 지체돼서 우리는 허겁지겁 갔다. 23시에 닫는다 해서 22시쯤에 부랴부랴 갔던 기억이 있다. 당시는 6월 중순이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서 그런가 혹은 이상 기후 때문에 그런가 추워서 벌벌 떨었었다. 그때 가디건 한 장을 걸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워서 온전히 야경을 즐기기 어려웠다.
뉴욕의 야경은 내가 그 어느 때 봤던 야경보다 이뻤다. 아마 내 인생에서 봤던 야경 중 가장 이뻤을 것이다. 탑 오브 더 락이 두 개인가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계단으로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벽이 없는 곳에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아래층에서 유리벽과 함께 사진을 마구 찍었었는데, 미리 알았으면 더 좋았을 듯싶다. 뉴욕의 야경이 이쁘다고 느낀 건 아마 뉴욕이 고층빌딩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67층에 올라가서 전망을 보는대도 불구하고 비슷한 높이의 고층 빌딩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웅장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뉴욕 여행을 가면 이곳을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