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 년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24년 1월1일은 유럽에서 시작했고, 25년은 북미에서 맞이했다. 23년 말 퇴사할 때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었다. 몇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한국에서 이직, 해외봉사, 그리고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결국 선택된 것은 이 것들이 아니었고 캐나다 칼리지 유학생이 되버렸다. 24년은 그 불확실에서 시작했다. 불안하지는 않았다. 원래 내 인생에 계획이란 것은 없었으니까.
24년은 화려한 파리의 firework와 함께 시작되었다. 내 인생에 절대 생각 못했던 일이고, 다신 없을 수도 있는 일이다. 밖에서 보기엔 불안정해보였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뭐든 내가 선택할 것이고 어쨌든 인생은 흘러갈 거니까. 새로운 시작과 같이 그 이후도 새롭게 진행되었다. 개발자 커리어는 잠시 멈춰두고 다시 학생으로 돌아갔다. 설레고 긴장되었던 마음은 익숙해지고 한편으론 불안해졌다. 여기서 한국에서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파트타임하며 학교다니는 게 영락없는 취준생, 대학생같기도 하다. 주변에서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 것들이 내게는 달갑지 않다. 김이환 주임이던 나를 지금보다 더 높게 생각하고, 지금은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간 바보 취급을 하는 듯 느껴진다. 나혼자 그들과 벽을 한겹한겹 쌓는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생긴만큼 보내는 관계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한 해였다.
25년은 조용하게 시작되었다. No firework in Vancouver. 모든 밴쿠버 관련 채널에서 올라온 글이다. 찾아보니 원래 그렇다고 한다. 최근 한국도 큰 항공기 사고로 인해 국가애도기간이 시작되었다. 서울에서만 여기저기서 하던 불꽃놀이와 행사들이 취소되고 축소되었다. 조용히 새로운 해를 시작하며 내가 해왔던 것들, 해야할 것들, 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며 시작했다. 그림과 기록으로 채우며 마무리했다. 제 1 목표는 캐나다 현지 취업과 건강, 그 아래가지로 영어, 운동, 식사 등이 적혔다.
사실 지나가는 하루이다. 우리는 거기에 수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오늘부터 영어공부 시작! 다이어트 시작! 짧은 나의 인생에 비추어보면 새해라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인생의 목표, 욕심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늘 먹던 아침을 먹었고 하던 일을 했다. 기념음식이나 이벤트 등 new year ritual도 좋지만, 무던하게 보내는 것도 나름 의미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가족끼리 또 지인들과 보내는 것도 즐겁고 행복하지만 혼자 그 날을 음미하는 것이 나에게 더 맞다. 물론 밖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를 외치고 다녔지만.
아무튼 다사다난했던 24년이 지나갔다. 유튜브에는 그간의 행적을 정리한 영상이 수두룩하게 올라왔다. 수많은 사건들을 나열하며 특별했던 해라고 말한다. 혹시나 궁금하여 '20xx년 정리'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매년 좋은 일 나쁜 일들이 정리된 동영상이 나온다. 2025년도 우리를 기쁘게 슬프게 또 화나게 만들 것이다. 사회적인 또 개인적인 일들이 나를 들이닥칠 것이다. 나는 그저 그 흐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하며 살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