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5 옷보다 고민 안 하는 주식 고르기

쇼핑할 때의 정성 절반이라도 주식에 쏟자

by 팥도리

옷 한 벌을 살 때의 우리는 참 신중합니다. 디자인이 내 체형에 맞는지, 소재는 세탁하기 편한지, 집에 있는 바지와 어울리는지 몇 번이나 거울 앞에 서보죠.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리뷰까지 꼼꼼히 읽고 나서야 결제 버튼을 누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십, 수백만 원이 들어가는 주식을 살 때는 옷 한 벌 고를 때보다 더 가볍게 결정하곤 합니다. 누군가의 "이거 좋다더라" 한마디에, 혹은 실시간 급등 차트의 화려한 색깔과 숫자에 홀려 덜컥 매수 버튼을 누르죠. 그리고 내가 사자마자 떨어지는 주식을 보면서 "왜 내가 매수만 하면 주식은 떨어질까.."라고 후회하면서 주식투자를 중단하게 됩니다.


쇼핑의 신중함과 매수의 조급함

우리가 옷을 살 때 실패하지 않는 이유는 나름의 '검증'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주식 투자도 이와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옷을 고르는 기준을 주식에 대입해 보면 투자가 생각보다 쉬워집니다.


1. 브랜드 평가(기업의 가치) 확인하기

옷을 살 때 브랜드의 평가를 보듯, 기업 가치도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얼마나 시장에서 인기 있는지, 왜 주목을 받고 있는지,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지 등 브랜드를 고르는 것처럼 기업을 골라야 합니다.


2. 소재(펀더멘털) 파악하기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옷은 한 번 빨면 못 입게 됩니다. 기업의 재무제표가 탄탄한지,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옷의 소재를 확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탄탄한 기업은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성장하고 성장의 과실을 주주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꼭 기업의 숫자를 확인하고 보유해야 합니다.


3. 내 체형(포트폴리오)에 맞는지

아무리 예쁜 옷도 나에게 안 맞으면 소용없습니다. 내 투자 성향과 자금 규모에 맞는 종목인지, 이미 가진 종목들과 겹치지는 않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청바지나 유행하는 옷(인기주, 테마주, 급등주)만 잔뜩 있다면 면접이나 회사에서 입을 옷이 부족하고 반대로 정장(가치주, 배당주)만 있다면 외출할 때 입을 옷이 없습니다.

한 가지의 주식만 고집하기보단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 비교해서 유사하다면 매수를 한번 더 고민해봐야 합니다.


고민의 무게를 옮겨야 할 때

옷은 유행이 지나면 입지 못하게 되지만, 제대로 고른 주식은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더해집니다. 옷 한 벌 가격으로 기업의 주주가 된다는 것은 그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일부를 내 것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만약 지금 어떤 종목을 사려고 한다면, 스스로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이 주식을 고르기 위해 이번 주에 산 옷보다 더 많이 고민했는가?"

투자의 성패는 화려한 기법보다 내가 투자하는 대상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했느냐에서 갈립니다. 옷을 고를 때의 그 깐깐함과 정성을 아주 조금만 주식 계좌로 옮겨보세요. 그러면 적어도 '왜 샀는지 모를' 주식들로 계좌가 채워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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