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쓸쓸함이라는 감정을 가끔 느낄 때가 있다. 대개 이런 감정은 옛날 사진첩을 뒤적일 때나 이제 연락이 끊긴 친구와 주고받았던 문자를 볼 때 나타난다. 화려하고 달콤했지만 한편으로 이제 다시 가닿을 수 없을 때 느끼는 무력감이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한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감정은 더욱더 쌓이고 그 농도는 짙어질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오늘을 사는 내 태도와 감정도 달라진다. '반짝 화려함보다는 은은하게 오래갈 수 있는 삶을 살아야지.' '재미보다는 서로를 깊고 오래 이해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지', '핫초코처럼 달콤한 것보다 질리지 않고 오래 마실 수 있는 녹차처럼 돼야지.'와 같은 생각이다.
화려한 쓸쓸함이라는 감정을 영원히 멀리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감정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난 얼마나 항상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를 되뇐다. 다른 사람이 나를 봤을 때 넌 변하지 않고 그대라는 걸 느낀다면 적어도 타인은 나에게서 화려한 쓸쓸함을 느끼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