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의 정의도 제각각이다. 새벽까지 술마시고 누구는 아침 9시 강의는 '쿨하게' 제껴라고 한다. 사람들이 '쿨하게'라는 말을 사용할 때 그 의미를 풀어보면 '집착하지 않는다' 정도의 뜻을 내포한다. 9시 강의 출석에 집착하며 강의실에 들어가는 모습은 왠지 찌질해 보인다. 집착은 질척되는 거고 찌질한 거라고 생각한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제끼는 건 여유있어 보이고 힘 있어 보인다. 그래서 그 쿨함을 동경한다.
하지만 누구는 기어서라도 아침 9시에 출석하는 게 쿨한거라고 말한다. 이때의 의미는 '집착한다'다. 난 후자의 의미가 조금 더 쿨하게와 맞다고 생각한다. 새벽까지 술마셨다고 강의를 제끼는 게 오히려 찌질한 행동에 가깝다. 숙취에 지배되는 나약한 인간일 뿐인데 쿨하게 라는 형용사를 붙여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선배들은 후배들과 새벽까지 술마시면서 "쿨하게 내일 강의는 제껴 장학금이라도 받으시려고?"라고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말들을 남발하며 후배 앞길에 훼방을 놓는다.
집요하게 집착하며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이 더 대단해 보이고 쿨해 보인다. 쿨하게 강의를 제낀 사람들의 결말은 재수강이지만 숙취를 이겨내 기어서라도 강의에 출석한 사람의 결말은 장학금이다.무엇이 더 쿨한지는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쿨하게' 라는 뜻을 어떻게 쓰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