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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May 23. 2022

퀄리티를 높이는 태도

학교 다닐 때 한 학생이 교수님에게 에세이 채점을 주관적으로 하시는 거 같다고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교수님은 그 불만에 대해 객관적으로 채점을 한다고 대답했다. 학기 초에 에세이 가이드 라인을 설명했고 그에 부합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거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난 가이드 라인이 있다고 해도 에세이가 답이 정해진 수학 시험도 아닌데 객관적으로 채점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어느정도 그 말이 타당성 있다고 생각했다.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크리에이티브 영역의 콘텐츠는 보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평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콘텐츠에 대한 주관성이 강해지면 회의주에 빠진다. 10시간 노력해서 만드나 30분 노력해서 만드나 대충 만들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태도는 작품 그 자체의 퀄리티 보다는 보는 사람을 의식하는 경우다. 하지만 콘텐츠에 대한 객관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보는 사람을 의식하기 보다 콘텐츠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 7광구와 대부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주관적인게 아니라 객관적이다. 왜 7광구 보다 대부가 더 나은 작품인지에 대한 설명은 주관적인 게 아니라 객관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여기서 객관적이라는 건 대부분이 인정하고 공감하는 좋은 영화의 기준에 얼마나 접근했는지의 차이다. 난 그 기준이 사람들의 주관을 넘어 객관적인 감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글을 쓰면서도 직관적으로 평가 점수가 달라진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사람들의 평가도 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개떡처럼 써도 찰떡처럼 받아 들여졌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개떡처럼 쓰면 개떡처럼 받아들이고 찰떡처럼 쓰면 찰떡처럼 받아들인다. 그럴수록 더 촘촘한 기준을 세우고 날을 갈며 퀄리티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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