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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Dec 20. 2021

영화 러브레터를 매년 보는 이유

휴일에 이와이 순지 감독의 러브레터를 다시 봤다. 이미 본 영화고 어떤 스토리인지 잘 안다. 내가 다시 보는 영화의 기준은 딱 한 가지다. 풍부한 정서를 담고 있는지다.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도 정서가 빈약하면 처음 보고 "와 재밌다"로 그치고 다시 잘 안 찾아본다. 하지만 정서가 풍부한 영화는 스토리가 좀 거칠어도 여운과 잔상이 오랜 간다. 러브레터는 스토리와 정서 면에서 모두 훌륭한 영화라서 겨울이 되면 한번씩 꼭 생각나는 영화다.


러브레터는 다양한 정서로 가득하다. 겨울의 정서, 아날로그 정서, 첫 사랑의 정서, 이별의 정서,가족애 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풍부한 정서를 담고 있다. 가끔씩 이런 정서들이 그리울 때 러브레터를 꺼내 보게 된다. 이 정서의 온도가 나의 온도와 잘 맞기도 해서 크게 이질감 없이 한번에 흡수가 된다.


매년 겨울,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는 늘상 그대로지만 점점 달라지는 나를 느끼기도 한다. 볼 때마다 내가 주목하는 정서가 달라진다. 20대때는 풋풋한 10대 사랑의 정서에 눈이 갔다면 30대에는 죽음이라는 이별의 정서에 더 눈이 간다. 마치 1년에 한번씩 문틀에 키를 재보는 어린이처럼 러브레터는 내 정서의 키가 얼마나 자라고 줄어들었는지를 확인하는 잣대가 되는 영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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