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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Dec 13. 2021

잃어버린 붕어빵

이제 길거리에서 파는 붕어빵이나 호두과자도 잘 사먹지 못하겠다. 지난 주에 길거리 호두과자를 샀다가 이제 길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호두과자나 붕어빵은 추운겨울에 호호 불면서 길바닥에서 먹어야 하는 게 국룰인데 마스크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 넣었다가 집에 도착한 후 먹었는 데 이미 호두과자는 식어 있었다.   


코로나때문에 식당이 휴업을 하면 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된다. 하지만 이건 다른 모퉁이의 붕어빵을 찾아가도 똑같이 길거리에서 먹지 못한다. 길거리 음식은 길거리에서 먹여야 제맛이다. 길거리 음식을 집에 들고 와서 먹는다는 건 나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사먹지 않는 게 더 낫다. 


코로나때문에 마스크를 써야 하고 여행을 가지 못하는 거에는 짜증나지만 크게 화가 나지 않는다. 그건 각 개인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감처럼 느껴져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동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붕어빵도 제대로 사먹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좀 화가 났다. 코로나때문에 겨울철 붕어빵조차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내 소소한 행복의 자투리 마처 잘라낸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나 저러나 짜증나는 겨울이다. 코로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우리에게서 앗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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