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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May 25. 2021

안전하게 사는 방법

머니게임으로 보는 처세술

자신의 정의가 타인에게는 불의일 수 있다. 이 사실을 간과하면 고집쟁이 뒷방 늙은이로 늙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선] 이라는 개념 보다 [선]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대로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선]만 생각하고 그것을 둘러싼 관계망은 무시한다.


이 관계라는 구조 속에서 선은 악이 되기도, 악이 선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좋은 것, 선한 것, 정의로운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 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난 어떤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는 것일까다. 자신이 조폭 세계에 살면 타인을 폭행해서 갈취하는 게 좋은 것이고 봉사의 세계에 살면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그래서 이 사회의 충돌은 정의와 불의의 충돌이 아니라 더 엄밀히 말하면 세계와 세계의 충돌로 혼란스러울 뿐이다.


누군가는 4억 8천을 N빵으로 나눠 먹는 게 공정한 정의라고 생각하여 그걸 어기면 불의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N빵으로 나눠 게임 자체의 재미와 의미를 퇴색시킨 게 오히려 불의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정의이고 불의인지 설정한는 건 누가 더 큰 관계의 힘 속에 있냐에서 결정된다. 결국, 4명의 여성 출연자의 관계 보다 더 큰 헤게모니를 가진 관계망은 콘텐츠를 시청하는 수백만 명의 시청자의 관계망이며 거기서 무엇이 정의이고 불의인지 판가름 난다. 


그래서 우리는 현명하게 살려면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늘 생각해야 한다. 안전하게 살고 싶으면 자신이 속한 세계의 윤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윤리를 따르는 게 좋다. 다른 세계의 윤리가 멋져 보여 기웃거리다 보면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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