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로케 Sep 14. 2022

책임은 없고 권리만 있는 시대

인스타그램에는 스타일과 감성만을 쫓고 그것을 채우기 위한 내실이나 정신은 없다. 맛이 없어도 인스타에 올린 만한 아기자기한 아이템이나 인테리어만 있어도 사람들은 좋아요를 누른다. 스타일을 위한 책임을 다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좋아해준다면 그것을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필터로 보정한 얼굴과 몸매를 올려도 사람들은 그들을 팔로잉한다. 인스타는 그 스타일을 뒷받침하는 기품있는 애티듀드는 담지 못한다. 실제로 보면 천박한 말투와 자세, 보정하지 못한 몸매가 탄로나지만 인스타 피드만 보면 그걸 알 수 없다. 


책임은 없고 권리만 추구하는 시대정신이 마치 이런 인스타그램 시대 정신의 확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품있는 척, 우아한 척, 힙한 척, 감성있는 척만 해도 사람들은 좋아하기 때문이다. 흉내는 쉽지만 그 흉내를 채우기 위한 실질적인 내공을 쌓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권리만을 찾고 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눈에 보이지 않는 책임은 회피하는 것이 마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시대다.


비약일 수도 있지만 책임을 다하지 않아도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다는 매커니즘이 인스타그램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학습된다면 사람들은 굳이 책임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본질 보다는 껍데기를 쫓고 껍데기가 본질이 되는 빈 깡통 같은 삶과 시대가 되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의 투자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