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주의의 이유

지금 세대가 허무주의에 빠진 건 '노력'을 플러스로 보지 않고 마이너스 요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노력' 보다는 '대충'이 남발되는 건 노력해도 안되니까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이익이라는 거다. 노력해도 저 산을 넘지 못할 거 같으면 아예 넘을 생각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게 플러스라는 거다. 까딱 잘못해서 노력했다가 성장은 못하고 힘만 빼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이다. 노력을 마이너스로 본 관점은 이전 세대에 없던 기이한 관점이다.

 

과거에 노력은 성장이라는 관념이 뿌리 박혀 있었다. 노력하면 된다 라는 마인드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노력해도 성장을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인식한다. 물가는 오르고 금리는 떨어지고 수명은 길어지고 은퇴 시기는 빨라지는 고저장단 시대에 무조건적인 노력이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노력해서 성장되지 않는다면 힘만 뺄 뿐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생각이 지금 세대를 움직이지 않게 한다. 리스크를 감수하려고 하기보다 그저 부동자세로 있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부터 허무주의는 한 사회가 믿었던 가치가 붕괴될 때 생겨난다. 고성장 시대의 노력이라는 가치가 이번 세대에 와서 무너졌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래도 계속 노력을 할 거고 누군가는 부동자세로 있을 것이다. 선택은 자신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