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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마케터의 첫 출근

첫 출근 하는 날.

by 정화온

자유복장인 회사에 첫 출근이라 정장에 머리까지 가지런히 하고 출근을 했다. 처음으로 다니는 회사다 보니 회사생활 하면서 필요한 물건 따위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우선 간단한 노트, 펜 출근 기념 새로 산 가방까지 들고서 출근길에 나섰다. 첫 출근 할 때 나의 집은 의정부. 그리고 회사는 일산. 이땐 이 거리가 먼 거리인지 체감을 하지 못할 만큼 열정과 취업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모든 게 다 허용되던 때였다.(나중에 큰 후회를 한다.)


"안녕하세요. 오늘 첫 출근한 00입니다."


어색한 인사를 건네고 회의실로 안내받아 대표님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 자리를 배정받았다. 자리에 앉아서 필요한 거 세팅하고 오늘은 첫날이니까 편하게 생각해요.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난 컴퓨터에 무엇을 세팅해야 할지도 몰랐다. 간단하게 카카오톡과 배경화면 바꾸기 정도 말곤 특별히 내가 할 건 없었다.


첫날의 점심은 회사 위층의 쿠우쿠우. 먹는 건지 마는 건지 어색한 분위기와 쏟아지는 질문들 속에 원래 적게 먹는다는 변명으로(이땐 진짜로 먹는 양이 적었다.) 다 먹었다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냈다. 오후엔 간단하게 업무에 대해서 배우고 첫날이니 일찍 퇴근하라며 정시 퇴근으로 회사 문밖을 나섰다.


"하...."


어떻게 퇴근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집에 돌아와 옷도 벗지 않은 채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났다. 이유를 모르는 채 정말 펑펑 울었었다. 긴장이 풀린 탓이었을지 지금까지고 그때의 감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 타지에서의 힘들게 취준을 다니던 때가 끝나서 그런 걸까, 이제야 출근할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지, 첫날의 과도한 긴장감 때문일지 정말 모를 복잡한 감정에 차올랐었다. 어쨌거나 첫 출근이 끝났다.


당분간 제품교육, 업무 교육 등 기다리고 있는 교육들이 많다고 들었지만 회사에 출근을 한 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다. 앞으로 잘할 수 있겠지? 이제 신입사원이니까 신입사원으로서의 자세도 갖춰야 하고 업무적인 능력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조금 무겁기도 하다. 처음 대학교를 졸업하고 그동안 일하던 카페 공간이 아닌 사무실이라는 공간에서 회사원으로서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을지도 궁금하면서 걱정이 앞선다.


어찌 신입사원의 발걸음에 설렘보다 걱정이 조금 더 앞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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