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처음 타본 건 지난 2015년 10월 ‘2016년식 뉴 캠리 하이브리드(7세대)’였다. 당시 캠리 하이브리드는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강화 전략에서 탄생한 첫 모델이었다. 출시행사에서 이 차를 타는 순간 시동을 걸었을 때 정숙성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30㎞/가 넘어가자 전기모터가 꺼지고 엔진개입이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이질감’, ‘소음’에 이내 의아해 하며 “저속에서는 정말 조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2017년 나온 8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는 중저속에서 이질감과 소음을 완벽히 없앴으며 중고속에서는 경쾌한 주행 느낌도 선사했다. 경쾌함이 때로는 촐랑댄다는 느낌을 가져다 줬지만 젊고 스포티한 느낌을 원하는 드라이버에게는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최근 타본 K8 하이브리드는 7세대 캠리와 8세대 캠리를 혼합해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중저속에서 이질감 등은 7세대 캠리와 같았으며 중고속에서 경쾌한 주행은 8세대 캠리와 비슷했다.
하지만 중고속에서 촐랑대지 않고 안정감 있는 부분은 준대형 세단인 K8하이브리드 만의 갖는 중후한 매력이었다. 주행부분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속도를 높여줬던 부분이다. 단 급가속에서는 엔진이 과부하 걸리며 속도계가 매우 더디게 올라갔다.
특유의 거친 엔진회전질감도 아쉬웠다. 1.6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특성상 터보 엔진회전질감이 발끝에 느껴졌다. 도심주행에 많은 운전자들한테는 부담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K8 하이브리드는 배기량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됐는데,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f·m의 힘을 발휘한다. 힘은 풍부하지만 이를 받쳐주는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로 다소 부족하다. 연비에 초점을 맞춘 변속기와 엔진의 조합인 것이다.
K8하이브리드에서 또 하나 궁금했던 것은 연비였다. 연비는 정말 놀라왔다. 4일 동안 시승하면서 총 300㎞ 평균연비는 18.2㎞/l였다. 고속도로 주행할 때 가끔 20㎞/h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중고속에서 정숙성 즉 풍절음도 궁금했다. 130㎞/h에서 보조석에 앉은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정숙했으며 120㎞/h 이하에서는 2열 탑승자와 충분히 대화가 가능했다. 날씨가 꽤 추웠던 탓에 공조장치를 3단계로 설정했지만 정숙성이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K8 하이브리드는 1.6터보 하이브리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타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연비와 승차감을 제공한다. 하지만 본인이라면 지금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300㎞ 타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은 사실 많은 차주들이 느끼고 있으며 제조사에서도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하는 중이다. 아쉬운 점을 말끔하게 해결할 2022년 상반기 주문해서 하반기에 받는 편이 제일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