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가제노타미 - 저소비 생활

by 화랑
양꼬치를 먹으며 친구와 교환독서를,,

저소비생활 / 가제노타미 / 알에이치코리아 / 2025


트위터에서 붐이길래 읽고싶었는데 마침 친구 가방 속에 빼꼼 있었다. 어차피 자긴 안 읽을 거라며 나에게 책을 내어주는 착한 친구여.. 흔한 재테크 책인가 하고 읽어보니 '단순히 돈을 아껴라! 아껴서 주식 투자하고 집 사라!' 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생활을 하면 자동으로 돈이 아껴지니까 나 자신에 집중하라, 돈을 덜 쓰면 그만큼 덜 벌어도 되니까 자유로워진다'는 메세지라 더 설득됐다.

인상 깊었던 문장도 절약하는 방법보다는 절약해야 하는 이유, 저자의 가치관이 담긴 내용 위주다.



억지 노력이 없는 삶


몇 년 전까지 중소기업에서 지극히 일반적인 회사원 생활을 했던 나는 지금은 SNS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글을 집필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느 직장인처럼 컨디션이 어떻든 쉼 없이 일하며 사회생활의 태반을 보냈지만, 지금은 일에 열심일 때도 있고, 내 역량에 따라 휴식하는 기간도 꽤 있는 편이다. 이렇게 내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지금처럼 살게 된 후로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으니, 그 사실이 나한테 이 생활이 맞다는 가장 큰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노력하지 않는(노력할 수 없는) 프리랜서로 살아온 지도 벌써 5~6년이 지났다. 이 자유롭고 적당한 생활은 저소비로 살고 있기에 가능하다. 돈이 많이 필요한 고소비 생활을 했다면 30대 중반이나 되어 이처럼 도전적인 일을 해볼 마음조차 들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해보고 싶은 일을 주저하지 않고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저소비 생활의 장점이라고 절실히 실감하는 중이다. (22)

- 공감.. 나도 휴직하고 온갖 질병에서 벗어났다. 한 달에 한 번은 병원에 갈 일이 꼭 생겼는데. 사람은 버는 만큼 쓰고 또 쓰는 만큼 버는 것 같다. 재테크 책에서는 그걸 '마인드'라고 하면서 많이 써야 돈 그릇이 커지고 더 벌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고 하던데. 그 말도 맞고 그렇게 사는 사람도 존중한다. 그러나 나는 그 방식 대로 살면 몸이 아프다.



노력하면 좋아지겠지교


예를 들어,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보상 심리가 발동해 돈을 쓴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상도 남발하다 보면 어느새 주머니가 텅텅 비게 된다. 처음부터 보상이 필요할 정도로 무리해서 일하지 않으면 과도한 보상 비용이 발생할 일도 없을 텐데 말이다.

많이 일하고 많이 벌 때는 개인적인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다. 결국 병원 치료비에 애써 벌어놓은 돈을 쏟아부어야 했다. (26)

-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려고 시험 감독 같은 부업 신청하면 꼭 몸살이 났다. 결국 병원비로 번 돈 그대로 쓰는 엔딩.. 그땐 부족한 내 체력을 탓하고 원망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이렇게 태어난 걸 우째요. 몸에 맞게 살아야지.


나는 저소비 생활로 규모가 작은 삶을 살게 되면서 무슨 일을 언제, 어디서 할지 자유롭게 정하며 생활하고 있다. 나 자신에게도, 생활에도 별로 불만이 없고 불안도 느끼지 않게 되자 쓸데없는 지출 자체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29)



잘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끼이다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을 무리해서 하면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내 경험상 매일 열심히 일하는데 뭔가 잘되지 않을 때는 나에게 맞지 않는 환경에 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나와 가장 동떨어진 생활을 했던 때는 도쿄의 미나미 아오야마 사무실을 둔 회사에 근무할 때였다. (...)

그곳에서 일하면서 잘나가는 분위기를 풍기는 주변 사람들이 이 세상의 정답처럼 보였고,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 업무 자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주변과의 부조화도 상당한 마음의 부조화가 되었다. (31-32)


소규모 집단뿐 아니라 '20대 여성이라면 이렇게'라거나 '어른이라면 이런 것 하나쯤은 가져야 한다'는 식으로 사회에서 강요하는 가치관과 방식이 존재한다. (32)

- 특히 결혼을 앞둔 여성에게 이거 진짜 심함. 명품백 하나는 있어야지..


나와 안 맞는 장소에 있으면 맞지 않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돈을 들이게 된다. 저소비 생활은 맞지 않는 환경에 맞추지 않는 기술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나 주변 환경을 기준으로 한 소비를 중단하기만 해도 많은 사람이 저비용으로 살 수 있다. 미나토구가 세계의 표준이 아닌 것처럼 또 다른 세계도 있는 법이다. 아니, 다른 세계가 훨씬 더 넓다. 이 넓은 세상에서 안 맞는 환경에 일부러 적응하기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장소를 찾는 편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다. (34)

- '부동산 갈아타기로 강남 입성'이 최종 목표이자 정답인 삶. 그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사실 지금도 누군가 서울에 살아야 한다거나 서울에 집을 장만해야 한다고 말하면 흔들린다.



돈이 필요 없는 환경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생활 환경이 있으면 돈을 별로 쓰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 이 사실을 알 때까지 나는 먼 길을 돌아왔다. 단지 절약하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충만한 생활이 되지 않는다. 나의 감각을 우선하는 것이 주거에도 중요하다고 크게 느낀다. (106)



마음 편한 것을 소중히 한다


자신의 만족이 세간의 기준과는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주위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으므로 생활의 만족도가 오른다. 무엇이 어떻든 마음에 편한 쪽을 의식주의 기본으로 하면 생활 전체 비용이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나는 이를 확실히 실감하고 있다. (163)

- 난 이제 니트를 안 입는다. 촉감이 까끌하고 세탁도 불편해서. 대신 후리스만 주구장창 입는다.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결정한다


나는 항상 나를 둘러싼 환경이 바뀔 때마다 이상적인 내 모습이 바뀌어 흔들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원하는 이상이 확고한 사람은 멋있다. 하지만 내 이상은 늘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되고 싶은 것이었다. (175)

- 나도 그랬는데! 스우파 보면 힙스터로 살고싶고 이효리 보면 제주도에 은둔하고 싶었다.



물살이 잔잔한 곳으로 간다


흐름을 거스른다고 썼지만, 저소비 생활을 보내고 있는 당사자에게는 흐름에서 아예 벗어난다는 감각이 더 강하다. 강에 비유하자면 물살이 빠른 강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물살이 잔잔한 가장자리 쪽에 서 있는 느낌이다. 저소비 생활을 계속하려면 자신이 있는 장소를 계속 생각하며 최대한 가운데로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어야 가장 편안한 상태가 된다. 가장자리에 서 있으면 되는데, 그것마저 어려워지는 것은 모두 가운데에 있어서 자신도 그쪽으로 가야 한다는 초조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230)



깨끗이 포기한다


포기는 빨리 기분을 전환해 다음으로 나아갈 상태를 준비하는 일이다. 실패하거나 틀리고 싶지 않으면 포기가 안 될 수도 있다. 신중한 자세 자체에는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시간이나 상황이 계속 변화하는 한 실패나 실수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런 기분이 들면 포기하기로 했다

[망설여지네. 뭔가 다를지도 몰라. 실패했다!]

포기한다기보다 그냥 관두는 느낌에 가깝다.

(...)

나는 A를 포기한다는 소극적인 선택지보다 B를 선택한다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게 잘 포기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 포기해서 얻게 되는 의외의 수확을 기대하면서 긍정적으로 깨끗이 포기하는 습관을 생활에 받아들여 보자.

- 포기가 아닌 선택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나에겐 제일 어려운 일 같기도 하다. 선택해놓은 일마저 포기했다고 생각하니까까. 종종 삶이 불만족스러울 때면 서울을, 젊음을, 청춘을 포기했다며 남편한테 징징댄다. 그러나 자기연민은 병인걸,,, 치유합시다..




은근히 공감 가는 부분이 많고 자기계발서라기보단 에세이 같았다. 저자가 참 야무져서 찾아봤는데 별다른 정보는 안 나온다. 아마 필명으로 활동하시는 듯..?

이 책 때문인지 요즘엔 뭔가를 사고싶을 때마다 시간과 바꿔서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이걸 안 사면 그만큼 일을 덜 할 수 있어' '하기 싫은 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 '그 시간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어' 이런 식이다. 주식을 화분처럼 사서 기른다는 말도 신박해서 따라하는 중이다. 물론 화분과 달리 주식은 내가 물 주고 영양제 꽂아준다고 잘 자라는 게 아니지만 가끔 하나씩 사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자기계발서 / 재테크 책 안 좋아하는 사람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추천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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