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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잼도시대전 ep3. 훌륭한 동업자를 만나다

쩝쩝박사와의 도원결의

by 화랑

바로 직전에 <교대 나와서 교사 안 하면 뭐 먹고살지>를 출간하면서 1인 출판의 한계를 체감했다. 아무리 독립출판이라도 기획부터 원고 작성, 교정교열, 디자인, 마케팅까지 혼자 하는 건 쉽지 않았다. 다음 작업부터는 뜻이 맞는 사람을 찾아 팀 단위로 일하고 싶었다.


대전에서 결혼하는 부부가 근처 맛집과 명소를 소개해주는 컨셉이니 우선 남편부터 섭외! 나와는 굉장히 관점이 다르지만(나는 분위기를, 남편은 가성비를 중요시한다.) 그렇기에 오히려 다양한 곳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아재픽 국밥집이나 어른 모시고 가기 좋은 명소는 남편이 한참 더 잘 알았다. 둘이 각자의 '또간집'을 추천하면 될까. 그런데 남편이 책이나 출판에 특별한 관심이 있진 않은데, 더 적극적인 팀원을 구하고 싶었던 이때..


친구 A와 만났다. 대전에서 볼 때마다 하루짜리 데이트 코스를 훌륭하게 짜오는 이 친구는 그날도 여김없이 한밭카페로 나를 데려갔다. 대전에 이런 곳이? 일본 감성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감탄하며 자리를 고르는 사이 친구는 음료 두잔과 무화과에 요거트가 곁들여진 디저트까지 가져왔다.


"배불러 죽겠는데?"

"여기 이건 꼭 먹어야돼. 이 집이 요거트를 잘 해."


이미 이전에 야채곱창에 마요네즈를 때려먹이고(쁘띠한 가방 안에 마요네즈를 야무지게 챙겨왔다) 이봉구 빵집에 들러 맘모스빵을 내 손에 쥐어준 그녀였다. 나의 최화정, 나의 이영자, 나만의 쩝쩝박사여..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신기하게 디저트가 들어갔고 정말이지 한밭카페는 인테리어만큼이나 요거트를 잘 하는 곳이었다.


혈당스파이크로 정신이 혼미해진 우리는 나란히 쇼파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친구는 취업을 하긴 했지만 지금 회사에 만족하는 건 아니며, 남는 시간에 자아실현도 하고 부수입도 벌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 너다! 유잼도시대전을 같이 제작할 인재. 돌이켜보면 친구의 큐레이팅은 언제나 훌륭했다. 오시우커피가 처음 생겼을 때 데려가 흑임자라떼를 시켜주고, 40년 전통 왕관식당에서 육회비빔밥의 참맛을 알려준 그녀. 신상 카페부터 오래된 노포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유한 대전의 쩝쩝박사님. 내가 구상해놨던 프로젝트를 설명하자 친구는 안 그래도 본인이 하고싶었던 일이라며 덥썩 물었다. 그렇게 협업은 시작되고,,


그날의 스토리,, 아 마지막으로 다소리 과자점까지 갔다(대단)
근사했던 한밭카페. 주문하느라 냅다 일어났는지 정신없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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