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마약 그리고 OOOO

by 화랑





올해 들어 가장 깊이 고민했던 주제는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서였다. 특히 학기 중에 공부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에 구속되는 것이 불만이었다. 시험기간에 공부를 8시간 했다면 휴대폰 사용에 최소 6시간을 허비했다. 몰입했던 8시간에 위안 삼고자 했지만 나태했던 6시간이 나를 죄책감에 들게 했다. 그동안 왜 그런지 이유를 찾지 못했다.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했고 결과도 좋으면 된 거라 여기고 싶었지만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결함이 생겨나고 있음을 느꼈다.



이 결함은 자제하려 할 때 확연히 드러난다. 밥을 먹으면서 휴대폰을 안 보면 불안증세가 시작된다. 밥을 먹는 행위가 지루하게 느껴지고 휴대폰을 안 보는 게 불안하고 손해라는 생각이 몰려온다. 그래서 결국 몇 분 안 돼서 잽싸게 유튜브를 재생한다. 마치 마약중독자처럼 말이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근본적으로 스마트폰이 마약, 도박과 다를게 무엇일까? 도파민을 시도 때도 없이 과다분비 시켜주어 그것의 노예로 만드는 점에서 다를 게 없는 듯하다.



혹자는 이러한 의견이 극단적이라고 여길 것이다. 당신이 자제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고 대부분이 중독 없이 스마트폰을 유용하게 사용한다고 말이다. 마치 대마초는 중독성이 없어 적절히 사용하면 심신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는 대마초 옹호론자처럼 말을 한다. 지금은 대마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코카인, 필로폰이고 최후엔 펜타닐로 귀착될 것이다.



스마트폰은 정치인들보다 똑똑하게 우리를 선동하고 지배한다. 억압하지 않고 유혹하고 착취한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그 자체로 스마트하다. 스마트한 권력은 명령과 금지를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 그 권력은 우리를 순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존하고 갈망하게 만든다. 우리의 의지를 꺾는 대신에, 스마트한 권력은 우리의 욕구를 이용한다. 그 권력은 우리의 마음에 들고자 한다. 그 권력은 억압적이지 않고 허용적이다. 그 권력은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의 견해, 선호, 욕구, 바람을 털어놓으라고, 요컨대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라고 끊임없이 촉구하고 격려한다. 스마트한 권력은 철저히 우호적으로, 정말이지 스마트하게 다가옴으로써 지배 의도를 보이지 않게 감춘다. 종속된 주체는 자신의 종속을 의식하지조차 못한다. 그 주체는 자신이 자유롭다고 공상한다. 자본주의는 ‘좋아요' 자본주의에서 완성에 이른다. 그 자본주의는 허용성을 갖췄으므로 저항과 혁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한병철, <사물의 소멸> 44p 스마트폰 장에서




작가의 이전글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