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중순 비 오던 날 서울숲으로 <말과 글>이라는 교양수업을 들으러 갔다. 교수님께서 시험기간에 자연을 보고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리들을 불러 모으신 듯하다.
아직까지도 기억이 선명하다. 그날에 우린 야외공연장에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교수님의 첫사랑 이야기를 들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멀리서 바라만 보다가 용기 내어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주고, 만나서 밥 먹고 나가니 오늘처럼 비가 왔다. 그때 멋있게 우산을 펼치고 씌워줬다. 나의 몸 반쪽은 다 젖고 아내에게만 우산을 씌워준 모습을 아내가 보고, 믿을만한 남자구나라고 생각했다 하더라.’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이야기를 듣고 나도 이런 사랑 언젠간 해보겠지 하며 그 주차 강의 후기를 적었다.
‘조건을 따지지 않는 진실한 사랑’이라니. 그게 대체 뭘까? 지금 보니 좀 유치하다. 자기도 얼굴 보고 성격 보고 다했으면서 말이지.
나도 참 웃기다. 그때 당시에도 진실된 사랑을 하고 있었음에도 그걸 몰랐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사랑이나 진짜 사랑이지 내가 하는 건 소꿉장난이라고 생각한 거 같다.
5년 전의 나야,
앞으로 어쩌겠다 하지 말고 지금이나 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