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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운 Mar 04. 2019

거짓을 말할 자유

말은 축복이다. 모난 것이 더 잘 보이는 법이기에 말로 인한 실수와 잘못, 몰락들이 말로 인한 이득보다 부각되지만 틀림없이 우리는 말할 수있기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수 있게되었으며 더 나은 존재로 있을수 있었다. 이윽고 말은 글을 만들어내고, 말과 글, 곧 언어는 모든면에서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우리가 진실이 주는 명쾌함을 사랑한다면 거짓이 주는 모호함 역시 사랑해야한다. 모든 허구가 주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거짓말에 낭패하기만 싫다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주스를 만들기 위해 과일을 짜낸다음 찌꺼기는 버려버리는 것과 같다. 서두에서 말한것처럼 언어로 인해 불쾌하거나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것은 옛날부터 있어왔으며 우리가 인간인 이상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려고 드는 것은 전혀 자연스럽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언어를 섬기며 배워온 이십대의 날들에서 얻은 직관으로 나는 삶이란 그리 간단하지 않아서 거짓말은 나쁘고 참말은 옳다는 식으로 나눌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조금 더 보태자면 참말보다는 거짓말이 나를 더욱 성장시켰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것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게 했으며, 내 상상력을 자극했고, 나를 욕망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거짓을 싫어하고 심지어는 증오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된다면 세상은 표백된 무채색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자연이 이르듯 다양성이 사라진 세상은 재미도 없으며 건강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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