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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ihwahaha Mar 09. 2017

이화하하 그림쟁이 2

#2 플러스펜과 물감의 이야기

너무 깔끔하고 멋진 사람보다 

때론 헝클어져도 자신만의 매력 있는 사람이 더 끌리듯 

나에게는 종이도 깨끗한 하얀 종이보다는 누런 갱지가 더 매력이 넘친다. 


그래서 샀던 연습장도 갱지로 두께도 많은 저렴한 3000원짜리다. 

연습장의 이름 조차 '정말 두꺼운 연습장'


그러나 두꺼운 만큼 종이를 채우는 속도도 더딜 수밖에..

어기적 어기적 드로잉으로 채워가지만 조금 지겨워져 갈 즈음, 유성 5일장에 나들이를 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풍경인 데다 시장만의 알록달록 색깔이 내 마음도 가득 채워주었다.

드로잉 용이라 얇고 갱지라 더더욱 물감을 쓰기엔 최악인 종이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느낌을 묻혀보았다.


여름을 앞두고 있던 터라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던 노란 빛깔 참외. 

대여섯 개 바구니들이 모여있는 모습은 애교인 듯 시장의 한 구석을 아예 노란 빛깔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때는 점심시간, 시장 한 구석에 모여 점심을 먹는 할머니들이 보였다. 

체구가 작아서인지 아니면 허리가 굽어서인지 유난히 더 작아 보였던 할머니.


한쪽이 노란색이라면 빠질 수 없는 초록 빛깔. 푸릇푸릇 채소들

시장이 좋은 이유는 볼거리가 많듯 그릴 거리도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떠오르는 추억들.


유성은 도시이지만 유성의 시장 속으로 들어가면 

어릴 적 명절마다 찾아갔던 할머니댁이 떠오른다.

도시에서 자란 나에게

할머니댁의 시장은 지울 수 없는 따뜻함니다.



그리고 여름 하면 수박이지!!


얼마 전에 고급 져 보이는 플러스펜을 새로 샀는데 

기존 플러스펜 보다 물에 번짐이 적었다.

플러스펜 만의 번짐이 없어서 조금 아쉬울 뻔했으나 

오히려 원래의 드로잉 느낌이 망가지지 않아서 만족했던 펜과 그림.


새로운 아이템을 얻었다는 기쁨도 잠시 

자꾸만 펜을 잃어버렸지만 나에겐 기존 플러스펜도 있으니깐...


그래도 수박 그림에 탄력을 받아 

이제 본격적인 플러스펜과 물감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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