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릇푸릇
차가 생긴 후로는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잠시 차키를 내려놓고
뚜벅뚜벅
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갔다.
오랜만에 만나는 그곳도
설레지만
버스의 덜컹거림과 창문 사이로 보이는 푸름이
잠시의 쉼을 주었다
마음도 몸도 눈에게도
그러나 연락 없이 갔던 그곳은
주인 언니의 부재로..
갈곳 없어진 나는
그 동네의 공원을 한 바퀴 돌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새 여름 같은 봄 날씨
땀이 삐질삐질 나서 더 이상 산책은 못하고
작은 정자에 앉아 바람을 쐬며
잘 그리지 않는 자연을 담아버렸다.
사실 자연이기보다
사물이 더 많이 들어갔지만.. 배경이라 해야 하나..
산책 나온 아저씨들의 모습도 잠깐 담아보고
한 시간을 그렇게
멍 때리며
그림을 그리다가
바람이 너무 부는 탓에
눈이 시려 발걸음을 돌린다
주인 언니는 만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방문한 목적 중에 하나
시리아 어린이들의 그림을
잠시 감상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친다
가족 모두와 함께 안전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