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허 토르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by Yihwahaha

‘자허 토르테’는

초콜릿과 살구잼을 곁들여 만드는 오스트리아의 초콜릿 케이크다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메뉴판의 특별함 때문에 이 케이크를 주문했다.

맛이 특별했다기보다 자허 토르테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맛보았기에 오늘의 기억을 기록한다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직원은 책 한 권을 들고 따라와 주문방법을 설명하는데

건네준 책은 다름 아닌 메뉴판이다.

책의 형태다 보니 한 장 한 장 읽어보는 재미가 있더라

그렇게 한참 동안 메뉴판을 정독하는데

자허 토르테라는 초콜릿케이크에 시선이 갔다


‘1832년, 중요한 손님을 위한 디저트를 준비하라고 요리사에게 특별지시를 내렸지만

하필 그날 요리사가 몸이 좋지 않아 자리를 비웠고

대신 들어간 요리사의 아들 프란트 자허가 디저트를 만들었는데 손님들을 감탄케 했다 ‘는

이런 스토리가 담긴 초콜릿케이크였다


생소한 이름이기도 했지만 유일하게 스토리 텔링이 들어간 이 메뉴의 케이크를 먹어보지 않으면

오스트리아까지 가서 케이크를 안 먹고 돌아오는 느낌일 것 같았다

사람들을 감탄시킨 그 맛이 무엇인지 궁금해 시켜보았다


“부드러운 초콜릿 스펀지 사이에 살짝 발린 살구잼과

윤기 나는 초콜릿 글레이즈, 단단한 외관 속에 촉촉한 맛이 숨어있는 자허토르테를 즐겨보세요! “

라는 문구를 기대하고 한입 먹은 케이크의 맛은…

푸석하고 메마른 스펀지맛이었고 케이크 주면에 흐르는 살구잼과 생크림을 함께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했지만

자허 토르테는 먹어본 적 없는 나에겐 그저 어색한 조합이었다

음… 기대에 못 미치는 맛이었지만 8500원이나 하니 살구잼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한참을 카페에 앉아 일을 하며 중간중간 바뀌는 사람들을 봤는데

디저트를 시키는 모든 사람들 마다 ‘자허 토르테’를 시키더라 (과연 그들은 맛있었을까)



그래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스토리다

내 입맛에는 맞지 않는 케이크였지만 8500원 이상의 깨달음이 있었으니 충분한 값어치는 했다고 본다.


Tip.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면 이야기를 넣으세요

사람들은 초콜릿케이크보다 자허 토르테를 더 맛보고 싶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