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 휘발되는 것들에 대하여
책에서 좋은 문장을 마주치면 밑줄을 긋고, 더 마음에 들면 인덱스를 붙인다. 유튜브나 인스타에선 '다음에 봐야지!' 하며 저장 버튼을 연신 누른다. 그렇게 인덱스 스티커 한 통을 비우고, 북마크 숫자도 어느새 세 자리를 훌쩍 넘겼다. 관심을 기울여 다시 꺼내 보지 않으면 금세 휘발되어 버리는 게 아쉬워, 이제 이렇게 브런치 매거진으로 남겨 보기로 했다. 나 혼자 간직하기엔 아까운 문장들. 이제 함께 읽고, 나누고 싶다.
<지금 이 문장 즐겨찾기>
매거진 이름처럼, 수많은 북마크 중 가장 먼저 꺼내보고 싶은 문장을 하나 골랐다.
p.3
서가 사이를 걷다가, 책을 들추다가 어떤 이야기를 만나고, 좋은 문장을 마주치게 되고 그로 인해 어떤 곳을 향하고 있는 내 인생의 좌표가 0.5도 정도 틀어진다면 그것도 꽤 재밌는 일이겠다.
―교보문고, 『otton』 no.1:등장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교보문고 관계자분께 받은 홍보물 속에서 『어떤』 이라는 매거진을 처음 알게 됐다. 해외 문구점 이야기가 실린 3화를 사려다, 그만 1화를 잘못 주문해 버렸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종종 뜻밖의 길에서 행운을 만날 때가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실수였지만, 첫 장을 넘기자마자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이어졌다. 위에 옮긴 문장이 바로 그중 하나다. 마치 매거진을 처음 발행하는 내게 넌지시 응원을 건네는 듯했다. 시작하는 이들이 언젠가 한 번쯤은 마주치면 좋을 책이다.
1도도 아니고 0.5도라니.
삶의 방향을 살짝 틀어주는 한 문장의 힘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위트 있게 풀어냈다. 좋은 문장이란 편안하게 읽히면서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거나 미소가 지어지는 어딘가 즈음에 있다. 이 문장이 바로 그렇다.
서점이나 SNS, 인터뷰 속에서 만나는 말과 문장들이 유독 마음에 와닿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흘려보내기가 아까워 한참을 붙들고 있는다. 어떤 책은 본격적인 서평으로 남기고 싶을 만큼 깊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런 순간들을 한데 모으는 것이 이 매거진의 시작이자, 목적이다. 언젠가 이 기록들이 나의 감정을 되짚는 지도가 되어주기를.
앞으로 발행할 <지금 이 문장 즐겨찾기> 매거진을 보다 수월하게 읽고, 쓰기 위해 우리만의 출처 표기 방식을 정해두기로 했다. 공식적인 인용 룰은 아니지만, 기록자와 독자 사이의 작은 약속 같은 것. 함께 읽고 나누는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정보를 담아두려 한다.
[인용 표기 가이드]
1. 책
예) 저자(발행연도), 『책 제목』, 출판사
예) 저자(발행연도), 옮긴이, 『책 제목』, 출판사
2. 페이지
예) p.123 또는 P.123
3. 잡지·신문·매거진·논문 등
예) 기자명 또는 작성자, <기사 혹은 콘텐츠 제목>
4. 온라인 콘텐츠
예) 플랫폼 또는 채널명 + URL
5. 인용 문장
예) "이렇게 인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