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내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언행은 나도 하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 않음'은 노력의 영역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신중해져야 한다.
노력을 놓아버리는 순간, 숨 쉬듯 무례해질 수 있다.
치기 어린 시절의 철없는 행동은 배움을 통해 다듬어질 수 있지만, 어른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무례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아마도 현자 ¹에 가까울 것이다. 많은 깨달음과 자기 성찰, 절제를 거쳐서야 그 경지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혹시 나도 누군가에게 불편한 사람이었을까?'
머릿속에 몇 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20대 때 한 친구가 연달아 재채기를 했는데, 소리가 크고 웃겨서 놀린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정색하며 말했다.
"나 비염이야. 이런 걸로 놀리면 기분 나빠."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몇 년 후 나 역시 비염을 앓으며 그 고통을 알았다.
한 번 시작되면 멈추지 않는 재채기와 코 막힘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몸소 겪고 나서야 깨달았다. 다른 이의 고통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 일인지.
30대가 되어서야 친구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었다. 단순한 사과가 아닌 무지함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운 순간이었다.
또 다른 일은 같은 직군인 지인들과의 모임에서였다.
마음이 맞는 몇 명이 따로 만나기로 했고, 그중 한 분이 모임 지역의 향수 공방을 추천했다.
함께 향을 맡으며 구경하던 중, 나는 무심코 말했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여기 향도 좋은지 모르겠고"
말한 직후 아차 싶었지만,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좋아하는 곳을 추천해 준 걸 텐데.. 모임 내내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후로 점점 연락이 줄었고, 아직도 미안함으로 남아 있다.
언젠가 만나면 꼭 직접 사과하고 싶다.
나는 여전히 노력한다.
무례하지 않기 위해, 내 말이 누군가에게 생채기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의 숙제는 말을 줄이고 귀를 더 여는 것이다.
개그 본능이 꿈틀거리더라도, 그 안에서 정도를 지키는 연습을 꾸준히 할 것이다.
살면서 더 많은 무례를 저질렀을지 모른다.
그 모든 이들에게, 후회와 반성으로 빚은 회고를 남긴다.
¹ 현자 : 어질고 총명하여 성인에 견줄 만큼 뛰어난 사람.(출처:네이버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