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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세 번째의 계엄을 막으려면

by 휘피디

엊그제 계엄령이 있었습니다. 계엄령 자체는 빠르게 해제되었지만 계엄 사태의 수습은 많은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고 두 번, 세 번째는 쉽습니다. '군대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라는 명제가 파괴된 지금, 이번 사태를 일벌백계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두 번, 세 번째의 계엄은 반드시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막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선례를 남겨야 합니다. 정치에 군대를 동원한 자는 내란죄로 처벌받는다. 그에 부역한 군인 역시 처벌받는다. 이러한 선례를 남기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잘못된 학습을 하게 됩니다. 계엄이 사과 몇 마디 하고 넘어갈 일이 된다면 어떻게 다음 계엄을 막겠습니까? 실패해도 잃을 건 없고 잘 되면 큰 이익이 오는 정치적 행위가 되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이번 계엄의 주동자들에게 내란죄를 물어야 합니다. 정치인과 군인들에게 학습을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이 70년대로 추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임무에 동원된 군인들이 착해서, 적당히 하고 넘어가서 이번 사태가 쉽게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저들은 분명히 목적을 가지고 움직였고, 그것을 시행했습니다. 이번에 계엄을 쉽게 막은 것은 그들의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어설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음 번의 계엄도 이번처럼 맹탕일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한 번 학습을 했으니 더 제대로 하겠지요. 국회부터 점거하고 시작하든, 주요 인사를 잡아넣고 시작하든 이번 시행착오로 배운 것을 잘 써먹을 것입니다.

감히 예언컨대 다음에 있을 계엄은 많은 피를 흘리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 피가, 민주주의의 피가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조금의 힘을 보탭시다. 그것이 인터넷 댓글이든, 촛불이든, 주변 지인과의 토론이든 목소리를 냅시다. 사태의 엄중함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알립시다. 저 또한 그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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