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다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래서, 베테랑2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
기존 베테랑2의 소재를 건드리지 않는다고 했을 때 내가 잡은 컨셉은 <나쁜 놈은 나쁘게 잡아도 되는가?>이다.
새로운 줄거리 : 서도철 형사와 광수대는 연쇄살인범 ‘해치’를 쫓고 있다. 해치는 법적인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은 범죄자들을 연쇄 살인 해왔다. 범인의 행방은 묘연하고 대중들은 해치 팬클럽마저 만들어 지지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직접 잡아넣었던 범죄자 전석우의 안전까지 지켜주게 된 광수대 팀.
도철은 범인이 전석우에게 접근해 올 거라고 판단하고 이를 이용하자고 광수대 팀원들을 설득한다. 모든 책임은 도철 본인이 지기로 하고, 전석우의 보호에 허점을 드러낸 광수대 팀원들. 해치는 그 틈을 노려 전석우를 납치하고 광수대 팀원들도 그 뒤를 쫓는다. 쫓고 쫓기는 추격 끝에 해치를 놓치고 만 광수대. 전석우는 다음 날 시체로 발견되고, 서도철은 정직 징계를 받는다.
서도철 형사를 대신해 임시로 수사를 지휘하게 된 봉윤주는 왕동현과 갈등을 빚는다. 내분을 수습하려 하는 오 팀장. 하지만 광수대는 겉으로는 갈등하는 채로 서도철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서도철을 조커처럼 쓰기로 이미 합의를 봤던 것. 또한 광수대는 비록 해치를 놓쳤지만 추격 과정에서 해치와 관련된 단서를 얻었다. 먼저 범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들이 이용했던 차량이 인천을 통해 유통된 대포차라는 것이다. 또한 전석우의 시신을 전시하는 과정에서 해치가 무리수를 둔 것을 알게 된 광수대 팀.
광수대는 전석우의 시신 주변 블랙박스를 토대로 범인의 인상착의를 특정한다. 그 사이 도철은 인천의 대포차 업체들을 털고 있다. 아무리 구슬려도 정보를 얻지 못한 도철은 고민 끝에 형사로서의 정체성을 내려놓기로 맘 먹는다. 대포차 업체 사장을 폭행해서 정보를 얻어낸 도철. ‘니가 깡패랑 다를 게 뭐야?’라고 묻는 사장에게 자신은 정의구현을 위해서 폭행한 거라 다르다고 답하는 도철. 이때 사장이 반문한다. 당신도 해치랑 똑같은 거 아니냐고. 도철은 그 말에 답할 수 없는데...
한편 광수대 팀원들은 전석우의 시신을 가져다 놓았던 남자의 신원을 알아내 추격 - 격투 끝에 긴급체포한다. 하지만 남자는 해치의 팬클럽 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팬클럽에서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개인적인 쪽지로 시신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남자가 받은 쪽지의 IP를 확인하는 광수대 팀원들. 제 3세계로 우회된 IP다. 광수대는 사이버 수사대의 도움을 받아 IP 우회술을 뚫는데, 원래 IP가 서울경찰청으로 나온다!
도철은 대포차 업체 사장을 통해 얻은 정보로 대포차를 구입한 사람을 알아낸다. 잡고 보니 이 사람 역시 해치 팬클럽 회원이다. 도철은 이 사람으로부터 해치가 살인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팬클럽이 있었다는 것과 채팅 말투가 그때 그때 다른 것 같았다는 힌트를 얻고, 주범이 여러 명이라는 걸 알게 된다.
도철과 광수대는 그동안 모은 정보를 가지고 서울경찰청에 모인다. 적어도 한 명 이상의 경찰이 연루되어 있는 상황에서 도철이 꾀를 낸다. 범인들은 반드시 주변에 해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중을 물었을 것이다. 팬클럽을 만들어 도움을 요청한 놈들이니까 경찰 조직 안에서도 같은 짓을 했을 것. 지금부터 동료들 사이에서 해치 관련된 대화를 이끌었던 경찰을 찾는다.
광수대 형사들은 인싸력을 발휘해 경찰청을 휘젓는다. 경찰 동기들과, 친구들과 술 먹고 커피 마시며 탐문을 시작하는 형사들. 그렇게 추려진 용의자 후보는 총 32명. 이 중에 범인이 있을 것 같다. 이때 관객들만 먼저 알게 된 사실 - 범인의 정체는 바로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에 불만을 품은 경찰 세 명이었다.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안 이들은 힘을 합쳐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은 범죄자를 처단하기로 했던 것. 범인들은 수사망이 자신들을 향하는 것을 안 뒤 대책을 강구하고...
다음 날, 자신이 해치라며 자수하는 한 남자. 남자는 해치 팬클럽 회원인 말기암 환자였다. 광수대는 거짓 자수한 말기암 환자의 혐의를 확인하느라 진짜 해치를 찾는 수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고, 그 사이 범인들은 유유히 자신들의 범죄 증거를 없앤 후 다른 지방 경찰청으로 발령 신청을 내버린다.
수사가 꼬인 상황에서 도철은 국과수로부터 전석우의 시신 부검 결과를 듣는다. 전석우가 트라이앵글 초크로 사망했다는 것. 도철은 이에 결단을 내린다. 다른 놈을 거짓 자수 시켰으니까 범인들은 그 사이에 꼬리감추기 할 거야. 32명 중에 부서이동 신청한 놈들이 몇이야? 그 중에 이종격투기 배운 놈들은 일단 다 잡아! 용의자 후보 중 이종격투기를 배운 사람은 네 명.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체포부터 하게 된 광수대. 만만치 않은 네 명과 각자 힘겨운 싸움 끝에 연행에 성공하지만, 그 중 범인들의 대장 격인 인물은 광수대 막내에게 큰 부상을 입힌 뒤 도망쳤고...
남자를 추격하는 도철. 남자를 붙잡아 최후의 결투를 벌인다. 붙잡힌 남자가 묻는다. 불법적인 방식으로 얻은 증거는 무효인 것도 모르냐고. 그에 대한 도철의 답. 니가 한 일도 같은 거 아니냐고. 너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의 타령 하지 않았냐고. 그리고 자신은 이 나라 시스템을 믿는다고.
무고하게 용의자로 몰린 한 명의 피해자를 남긴 채 구속된 세 명의 용의자. 무고한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광수대. 용의자들은 증거의 위법성 때문에 재판 과정에서 끝내 풀려난다. 시간이 지나, 광수대는 최초에 기소된 것과는 다른 증거를 찾아내 용의자들을 다시 한번 체포한다. 그 모습을 보며 옳은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 언제나 정의롭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고민하는 도철. 태풍이 지나간 뒤, ‘무고하게 용의자로 몰렸던 + 이종격투기 배운’ 경찰이 광수대로 지원해온다. 저한테 큰 잘못한 팀장님 밑에서 일하는 게 편할 거 같아서요. 능글맞게 웃는 막내 앞에서 벙찐 도철의 얼굴에서, 엔딩.